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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지도자 vs 조국 지키는 영웅… 젤렌스키는 누구인가

입력 : 2022-05-14 01:00:00 수정 : 2022-05-13 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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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L. 어번·크리스 맥레오드/오세원 옮김/알파미디어/1만6800원

젤렌스키/앤드류 L. 어번·크리스 맥레오드/오세원 옮김/알파미디어/1만6800원

 

“여기는 전장이다. 나는 탄약이 필요하다. 도망칠 차량이 아니라(The fight is here. I need ammunition, not a ride).” (대피를 제안한 미국 당국에 전한 말, 38쪽)

지난 2월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평화롭던 일상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곳곳에서 총성이 울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결사항전하며 ‘전쟁 지도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젤렌스키의 이 한마디는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용기를 얻었고, 전 세계 지도자들은 외교 전략을 수정해야 했다.

‘초보 대통령’이라는 조롱을 듣던 그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그의 고향 우크라이나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젤렌스키가 자국민으로부터 존경을, 서구 엘리트와 일반 시민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44세의 젤렌스키는 코미디언 겸 배우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전혀 없었다.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미디언이었던 그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를 통해 송두리째 바뀌었다.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에서 청렴하고 공정한 대통령이 되는 정치 풍자 드라마 ‘국민의 일꾼’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부패한 현실 대통령에게 염증을 느꼈던 국민들은 TV 속 대통령에 열광했다. 젤렌스키는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 이름과 똑같은 ‘국민의 일꾼’ 정당을 창당해 대선에 출마했고, 제6대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됐다.

그래서 그의 국정 운영 능력에 항상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지금도 냉정한 비평가들 사이에선 국민을 참혹한 전쟁의 참상으로 내몬 무모한 초보 정치인인지, 아니면 세계 2위 군사 강국 러시아의 ‘황제’ 푸틴에 맞서 조국을 지키는 영웅으로 봐야 하는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책은 푸틴에 맞서 세계를 단합시킨 우크라이나 영웅에 관한 이야기다. 혹은 국민을 전쟁의 참화 속으로 내몬 코미디언 출신 무능력한 아마추어 정치인 이야기일 수 있다. 저자는 젤렌스키의 어린 시절과 가족에 대한 사연, TV 연예인에서 첫 번째 유대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되기까지 과정,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각국 의회 연설, 인터뷰 등을 생생하게 담았다. 젤렌스키의 어록이며 발자취다.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담은 역사서이면서도 미국, 영국 등 주변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 기록이기도 하다.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젤렌스키는 사람들을 잘 웃겼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는 대통령으로서 유럽의회에서 연설해 기립 박수를 받았다. 아무도 러시아가 평화롭게 후퇴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분쟁 초기 3주 동안 젤렌스키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최소 열두 번은 있었다. 그 코미디언은 저항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분명 그는 지금 사람들을 웃기려는 것이 아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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