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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소수자 경험 담은 음악극 도전”

입력 : 2022-04-07 19:41:53 수정 : 2022-04-07 19: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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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
한국계 미국인 여성 첫 ‘그라모폰’
코로나 재정난 속 작곡가 도우려
신곡 받아 집서 연주… 음반도 내
“모두 함께 젊은 음악가 지켜야”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가 지난 3일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상을 수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EPA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 여성 최초로 이런 영예를 안게 돼 정말 놀랐고, 또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46)는 지난 3일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그라모폰(그래미 어워즈 트로피)’을 들어 올렸다. 199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바이올린 부문 1위 없는 2위를 수상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린 아티스트에게 주어진 새로운 영예였다. 최우수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 수상자로 호명된 순간에 대해 제니퍼 고는 7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영예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기 위해 무대로 달려갔다”며 “이 상이 이번 앨범에 참여한 모든 작곡가를 전면에 등장시킬 수 있어서 매우 흥분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그래미상을 안겨준 앨범은 ‘얼론 투게더(Alone Together·홀로 다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만날 수 없는 예술가들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무대를 잃은 예술가들에게 제니퍼 고는 짧은 바이올린 독주곡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작곡가들은 2014년 제니퍼 고가 설립한 비영리 음악 단체 ‘아르코 컬래버러티브’(ARCO Collaborative)가 마련한 기금을 통해 예술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윽고 그해 4월, 제니퍼 고는 전도유망한 음악가 20명이 보낸 신곡을 자신의 집에서 연주하며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지금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언택트’ 공연이 열린 셈이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이렇게 모인 40곡으로 정식 앨범을 선보였다.

제니퍼 고는 “코로나19는 모든 공연을 중단시켰고, 예술가들을 재정적으로 어렵게 했다. 우리가 함께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의 음악가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얼론 투게더’는 팬데믹에 영향을 받은 다음 세대의 음악가들을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재미 교포 2세인 제니퍼 고는 미국 내 소수자의 경험을 담은 음악극을 준비 중이다. 음악가로 성장하는 데 어머니의 역할이 컸다는 그는 “어머니를 기리는 작품을 만들게 돼 너무 기쁘다.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이 경험한 것이 작품에 담길 예정이다. 클래식 음악계 소수자의 경험을 탐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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