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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4자 토론 모두 결정했지만… 국힘이 “양자 먼저” 고집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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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28 21:00:00 수정 : 2022-01-28 19: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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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 토론 실무회담 끝 민주당, 국힘 제안 수용
국힘 “양자 먼저” 끝까지 고집한 이유 대해
전문가 “‘대장동 이슈’ 설 밥상 올리겠단 의도
순발력 취약한 尹에 리스크 큰 다자 설 이후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대선 후보 토론 방식과 시기를 두고 이어져 온 갈등이 결국 국민의힘이 제안한 ‘31일 양자토론·2월3일 4자 토론’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다음 달 3일 여야 4당 대선 후보가 참여하는 4자 TV토론을 열기로 합의하고 국민의힘의 참여 확답을 촉구했다.

 

◆민주당 “尹 조건 없이 4자 토론 참여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은 28일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3당의 지상파 방송토론 실무회담 뒤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월3일 오후 8시에 4자 토론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국민의힘이 제안한 31일 양자토론 참여를 민주당은 재차 확인한다”며 “국민의힘도 4자 토론 참여에 확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1일 양자토론과 2월3일 4자 토론의 진행을 위한 각각의 실무협상을 시작하겠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31일 양자토론 참여 의사를 명확히 했으니 윤석열 후보도 더는 조건을 달지 말고 4자 토론에 참여하고, 이를 위한 실무협상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간 추진하던 설 연휴 양자 TV토론을 법원이 불허하자, 방송사 중계 없이 국회나 제3의 장소에서 31일 독자적으로 양자토론을 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은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는 오는 31일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 양자토론을 수용하라”며 “이후 방송 3사 주관의 4자 토론을 2월3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당초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포함한 4자 토론 실무회담이 이날 오후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이 전날 불참을 통보하며 국민의힘을 제외한 3당만 회의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왜 “양자토론 우선” 고집할까

 

국민의힘이 양자토론 우선 협의를 끝까지 고집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설 연휴 밥상 메인으로 반드시 대장동 이슈를 올리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는 의견을 내놨다.

 

양자 TV토론 합의 단계에서부터 국민의힘은 설 연휴 대장동 의혹을 최대 이슈로 만들 수 있는 ‘대장동 심문 토론’을 원했던 만큼 다른 이슈가 주목받거나 정책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자토론을 기피하고 이 후보와의 양자토론에 매달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이 31일 양자토론을 먼저 열고 연휴가 끝난 3일에 다자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번처럼 명절 연휴와 대선이 불과 한 달 차이로 딱 붙어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명절 밥상 민심 장악의 중요도도 그만큼 커졌다”며 “윤 후보에 관한 부정적 이슈가 더 주목받을 수 있는 다자토론은 연휴가 끝난 이후로 미루고 설 밥상에 올릴 이슈는 대장동으로 하고 싶다는 의도가 담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장동 이슈에만 집중하기 쉬운 양자토론이 윤 후보 개인을 봐서도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정치평론가는 “양자토론을 고집한 이유에 대장동 이슈 부각 자체도 있겠지만, 윤 후보가 상대적으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대장동 의혹의 경우 본인의 검찰 수사 경험을 토대로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그 외 국정 현안이나 민생 이슈 등에 대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여온 윤 후보에게 다른 여러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놔야 하는 다자토론은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번 구설에 올랐던 윤 후보가 순발력이 필요한 다자토론을 피하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분석이다. 양자토론과 비교해 다자토론은 추가 질문이나 애드리브성 질문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준비된 답변을 벗어나면 당황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온 윤 후보에게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安·沈, 국힘 양자토론 고집 비판… 당내서도 “옹색해 보여”

 

국민의힘이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양자토론 우선 협의를 고집한 것을 두고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비판을 쏟아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전날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을 겨냥해 “저와 토론하는 게 무서운 것 같다. 법원의 결정이 있었는데도 그걸 무시한다는 것은 정말 민주주의에서 리더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날도 안 후보는 페이스북에 “또다시 편법 양자 담합 토론, 공정과 상식을 말할 자격이 있나”라며 “정정당당하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님, 심상정은 물지 않는다”며 “해치지 않을 테니 굳이 궁색한 꼼수로 2자 토론으로 도망가지 마시고, 4자 토론에 나오셔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합리적 근거 없는 양자토론이 평등권과 공직선거법상 토론회 참여권,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였음을 명확히 밝혔다”며 “늘 법대로 하겠다는 윤 후보께서 왜 토론은 법대로 못하겠다는 건가. 불리하다 싶으면 탈법하고, 민주주의마저 부정하는 게 윤석열의 공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용호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양자 TV토론이 무산됐음에도 우리 당이 또다시 양자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것은 명분이 없을 뿐 아니라 토론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는 옹졸한 제안”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 취지가 방송사 토론회는 선거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영향력이 작은 토론회를 하자는 제안은 옹색해 보인다”며 “윤 후보는 앞서가는 수권 후보로서 어떤 형식의 토론도 당당히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리스크 면에서도 다자토론이 양자토론보다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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