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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신형 G90 타보니… 기품있는 한옥처럼, 실내공간 ‘여백의 美’

입력 : 2022-01-24 01:00:00 수정 : 2022-01-23 23: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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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색깔 도어트림 등 고급스러워
한국적 우아함 살리고 편의성 더해
마치 유서깊은 고택에 앉아있는 듯

부드럽게 멈춰서는 ‘쇼퍼모드’ 탑재
프리미엄 3D 사운드로 완성도 높여
세계 플래그십 세단 시장 본격 공략

제네시스의 신형 G90는 ‘실내 공간’에 모든 것이 맞춰진 차였다. 볼륨감이 커지면서도 유려해진 외관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 보이는 광활한 실내가 주는 공간감과 ‘유서 깊은 한옥’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차분하면서도 한국적인 느낌이 G90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차는 제네시스가 세계 플래그십 세단 시장을 겨냥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는 첫 모델이 될 전망이다.

 

◆한국적인 고급차 디자인 완성

 

지난 11일 경기 용인 일대에서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해 신형 G90의 뒷좌석과 운전석을 번갈아 가며 타봤다. 첫인상에서부터 기존 G90와 묘한 차이가 느껴졌다. 한국 전통 공예에서 비롯한 상감기법을 응용해 도어 트림에 제네시스 상징인 두 줄과 지 매트릭스를 메탈로 새긴 선인 ‘메탈 지-매트릭스 패턴 가니쉬’ 같은 독특한 인테리어가 한국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만들었다.

 

여백의 미를 강조한 인테리어도 실내 공간이 다른 차들과 다른 인상을 풍기는 요인 중 하나였다. 전면부를 아우르며 넓게 뻗은 송풍구가 이 같은 인상을 전했다. 또 도어 트림에 들어간 나무의 색깔이나 채도 등이 한옥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이 차는 한국적인 우아한 감성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쇼퍼드리븐(기사가 운전하는 차)에 포커스가 맞춰진 차답게 뒷좌석에서도 시트의 기울기가 독립적으로 조정돼 편의성이 높았다. 또 잡지나 책을 보관할 수 있는 C필러 부분의 수납공간도 차의 특성을 고려한 배려로 보였다. 특히 마이바흐나 롤스로이스 등에 주로 탑재되는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리고 닫히는 기능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한층 끌어올렸다.

◆“물리 버튼 고수는 아쉬운 대목”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는 디자인 요소도 있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를 비롯해 해외 유수의 고급차들도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물리 버튼을 줄여나가는 추세와 비교해 기존의 디스플레이 크기를 고수하면서 터치 버튼 대신 물리 버튼을 고수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뒷좌석을 위한 전용 디스플레이도 보조석을 접었을 때는 거리가 멀어지고 각도가 맞지 않아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좀 더 세심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었다.

 

G90의 주요 구매 연령대를 고려하면 터치식 디스플레이보다 기존의 물리 버튼을 활용한 측면이 이질감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중장년층들도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대형 터치스크린에 불편함을 많이 느끼지 않는 만큼 좀 더 과감한 대형 디스플레이 적용과 최소한의 물리 버튼을 고급스럽게 활용했더라면 신차가 주는 미래지향적인 느낌도 들어갈 수 있지 않았겠냐는 아쉬움도 남았다. 지난해 출시된 벤츠 S클래스 출시 당시 파격적인 초대형 스크린과 물리 버튼을 과감하게 줄인 것에 대해 이 회사 관계자는 “중장년층도 터치스크린에 익숙해진 만큼 최소한의 물리 버튼만을 활용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소리와 주행 기술 끌어올려

 

신형 G90의 완성도를 높이는 지점은 음향이다. 뱅앤올룹슨의 프리미엄 3차원(3D)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구현한 버추얼 베뉴는 인상적이었다. 미국 보스턴 심포니 홀 등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공간의 음장 특성을 재현했다. 이 메뉴를 실행하면 차량에 적용한 디지털 마이크를 통해 실내를 모니터링하고, 선택한 장소의 음장 특성을 재현하는 신호를 생성해 현재 차량 속도와 연계한다. 이후 실내 소음을 최소화하고 안정화한 뒤 23개의 스피커를 통해 오디오를 재생한다. 클래식 곡을 들을 때는 악기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위치에서 연주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소리의 공간감과 입체감이 살아 있었다.

 

자리를 옮겨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가장 궁금한 대목은 후륜 조향이었다. 최대 4도가 움직이는 뒷바퀴는 뒷좌석에 앉았을 때는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G90를 개발한 개발자들은 “이 각도가 뒷좌석에서 롤링이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후륜 조향의 이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최적의 각도”라고 설명했다.

 

운전대를 잡고 저속에서 차를 좌우로 움직이자 처음에는 후륜 조향이 주는 감각이 어색했다. 마치 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 차가 미끄러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 때의 감각은 어색했다. 앞서 후륜 조향이 탑재된 벤츠나 아우디를 몰았을 때의 주행감과는 사뭇 달랐다.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 2만대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쇼퍼 드라이브 모드다. 이에 맞춰진 세팅과 함께 브레이크 반응도 달랐다. 쇼퍼 모드에서는 브레이크를 깊게 밟아도 차의 거동이 크지 않고 부드럽게 멈춰 선다. 다만 뒷좌석에 사람이 타지 않았을 때는 이 모드의 브레이크나 엑셀 반응이 반 박자 느린 느낌이 운전자에게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다만 이 모드를 해제하고 차를 운전하면 일반적인 차와 다르지 않은 빠르고 날카로운 브레이크와 엑셀 반응을 보여줬다.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도 고속도로에서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외관의 디자인이나 차의 성능은 제조사에서 평가하기로 이미 90∼95%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한다. 마지막 빠져 있는 5∼10%는 오랜 전통에서 만들어낸 고유의 고급스러움이라고 생각된다. 벤츠가 주는 고품격의 고급스러움이나 BMW나 아우디가 가진 세련된 고급스러움으로 정의할 수 있는 이 느낌을 G90는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차를 개발하고 디자인한 관계자들은 “G90에 서울이 가진 하이테크를 추구하는 역동적이면서도 500년 도시가 가진 전통을 접목하는 것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고민이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얼마나 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G90는 가솔린 3.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54.0㎏·m를 갖췄다. 복합 연비는 9.3㎞/ℓ 수준이다. 가격은 세단 기준 8957만원부터, 롱휠베이스모델은 1억6557만원부터 시작한다.


용인=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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