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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고객을 잡아라”… 은행권 ‘타깃 마케팅’ 경쟁 치열 [마이머니]

입력 : 2021-12-06 01:00:00 수정 : 2021-12-05 20: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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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특화상품 잇따라 등장

모바일 플랫폼 결제수단 다양화 맞물려
하나銀, 10대 이하 대상 ‘아이부자 앱’ 출시
신한銀, 10대 전용 서비스 ‘신한 밈’ 내놔
국민銀, Z세대 겨냥한 ‘리브 넥스트’ 선봬
미래 잠재 성장 고객… ‘금융 독립’에 초점
아이돌그룹인 에스파가 KB국민은행의 10대를 타깃으로 한 금융 플랫폼인 ‘리브 넥스트’를 홍보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여긴 나를 더욱 나답게 하는 곳이니까.”

KB국민은행의 ‘리브 NEXT’(리브 넥스트) 광고 모델로 나선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젊은 감성을 자극하는 멘트다.

KB국민은행은 최근 ‘Z세대’라고 할 수 있는 10대들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리브 넥스트를 출시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지난 6월에는 하나은행이 10대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아이부자 앱’을 출시하고, 10월 신한은행이 신한카드와 함께 10대 전용 충전식 페이 서비스인 ‘신한 Meme(밈)’을 내놓는 등 10대를 잡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10대는 보통 일정한 소득이 없고, 대출 수요도 거의 없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그간 관심의 영역 밖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의 발달과 이에 익숙한 세대의 등장, ‘페이’ 등 결제 수단의 다양화가 맞물리며 이들도 금융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아직은 ‘새싹 고객’이지만 이들이 어떤 플랫폼에 익숙해진다면, 향후 20대 이후 충성 고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10대를 잡기 위한 경쟁에 금융권이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 리브 넥스트를 선보인 후 편의점 쿠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모티콘 제공 등의 이벤트를 벌이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리브 넥스트는 미래 잠재성장 고객인 Z세대를 타깃으로 한 플랫폼으로, 독립적인 금융 활동이 어려운 미성년자(10대) 고객의 ‘금융 독립’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KB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엄밀히 말하면, 리브 넥스트는 누구나 내려 받아 계좌만 등록하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구현된 핵심 기능인 리브 넥스트 내 ‘리브 포켓’ 기능은 14∼18세의 청소년만 가입이 가능하다.

리브포켓은 본인 명의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10대 고객이 직접 개설할 수 있으며 고유번호가 부여돼 계좌 없이도 금융 거래가 가능한 선불 전자지급 수단이다.

리브포켓을 통해 수수료 없이 송금하거나 입금할 수 있으며 KB국민은행 ATM 입·출금이 가능하다. 또 페이(Pay) 기능이 탑재돼 카드가 없어도 KB Pay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이용 한도는 일 30만원, 월 200만원, 보유 한도는 50만원이다. ATM 없이 전국의 CU 편의점에서 직원에게 리브 넥스트 화면에 띄워진 바코드와 현금을 내는 방식으로 입금할 수도 있다.

감성에 익숙한 Z세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해 스티커 리워드와 머니 다이어리(용돈기입장)도 제공된다. 스티커 리워드는 리브 넥스트 안에서 금융 활동(회원 가입·프로필 등록·송금·결제 등)에 대한 보상으로 제공되며, 고객은 스티커를 활용해 머니 다이어리를 꾸미고 일정 개수를 모아 이벤트로 제공하는 실물 상품 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서비스 초기이다 보니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이 편의점 등 일부로 한정된다. 결제 가맹점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지가 서비스 성장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용돈을 관리하며 금융지식을 배울 수 있는 ‘아이부자 앱’을 선보였다. 하나은행 제공

KB국민이 10대의 금융 독립을 표방한 것과 달리, 하나은행의 ‘아이부자 앱’은 부모와의 소통을 통한 좋은 금융습관 들이기를 강조한다.

하나은행은 아이부자 앱에 대해 “X세대와 Z세대가 같이 즐기는 금융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자녀의 경우 14세 미만이라도 부모의 동의가 있으면 가입할 수 있다.

아이부자 앱 기능은 △모으기(용돈·알바·저축) △쓰기(결제·송금·ATM 출금) △불리기(주식투자 경험) △나누기(기부)로 나뉜다.

모으기 기능으로는 부모가 연결된 앱으로 언제든 손쉽게 용돈을 보낼 수 있고, 매달 용돈을 주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자녀가 스스로 집안일 돕기를 제안해 부모에게 허락받은 뒤 이를 달성하면 추가로 용돈을 받는 ‘알바’ 기능과 부모와 자녀가 정해진 기간 같은 액수의 돈을 모으면 자녀에게 주는 ‘같이 모으기’ 기능도 있다.

아이부자 앱에서 쓰는 방법은 3가지로 제로페이 가맹점 결제, 앱 회원끼리 송금, 하나은행 ATM 출금이 가능하다. 편의점, 분식집, 문구점 등 제로페이 가맹점이라면 가리지 않고 결제가 가능하지만, 회원 외 이체 등의 금융 거래는 제한된다는 게 단점이다.

불리기는 부모가 주식을 대신 투자하되 자녀가 정보를 볼 수 있도록 공유하는 기능이다. 나누기는 나눔 저금통에 적립하는 기능으로, 여기에 모인 돈은 회원이 직접 기부처를 선택해 기부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앱 출시에 그치지 않고, 후속으로 지난 8월에는 결제 전용 선불카드인 ‘아이부자 카드’를 출시했다.

아이부자 카드는 전국 일반 신용카드 가맹점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하고, 교통카드 기능도 갖췄다. 하나은행의 원큐페이 앱을 사용하면 모바일·온라인 결제도 가능하다.

또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앱과 금융 소통을 주제로 한 라이브방송까지 진행했다. 앱에 대한 소개와 함께 용돈을 얼마나 줘야 할지 등 자녀와의 금융 소통 방법을 담아 좋은 호응을 얻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와 함께 10대 전용 충전식 페이 서비스인 신한 밈카드를 지난 10월 출시했다.

만14∼18세 청소년이 신한 pLay(플레이)나 신한SOL(쏠) 앱에서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이라면 신한플레이에서 스마트폰을 흔들어 간편결제를 할 수 있고, 실물 카드로 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하다. 디자인도 10대들의 감성을 반영해 메타버스, 스티커, 고스트, 플렉스스페이스 등 4종의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꾸몄다.

신한은행은 올해 2월 게임 기업인 넥슨과 10대들에게 인기가 높은 ‘카트라이더’ 리그 스폰서십을 체결하는 등 젊은 층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국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 사용에 익숙한 10대들에게 이미 1년여 전 선불 전자지급 수단인 미니를 선보였다.

미니를 통해 입금과 다른 금융기관으로의 이체가 가능하고, 특히 카카오톡 친구 간 간편이체가 가능하다. 미니 개설을 하면 받게 되는 실물 미니 카드를 이용해 전국 모든 ATM에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이 가능하고, 청소년 전용 교통카드 기능도 있다. 출시 당시 54시간 만에 10만명이 가입하며 관심을 불러모았고, 지난 10월2일 기준으로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미니에 가입 가능한 청소년 약 233만명으로, 해당 연령대 청소년 10명 중 4명이 미니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간 10대 역시 금융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나 수요가 있었다는 걸 보여준다.

미니는 그간 돈을 쓰는 수단에만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저축 기능이 추가됐다. 26일간 저축하고, 성공하면 서비스 화면에 캐릭터가 늘어나는 흥미 유발형 금융 상품이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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