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문선명·김일성 회담, 탈냉전 대격변 이끈 일대 사건” [문선명·한학자 총재 방북 30주년 기획]

관련이슈 참사랑

입력 : 2021-12-02 19:14:55 수정 : 2021-12-03 13:33:2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文·金 회담 의의와 평가

적극적 평화 실현 구상 최초로 제기
한반도 문제 세계적 관심 이끈 계기

이산가족 교환 방문·IAEA 합의 견인
남북 소통 창구로 실질적 성과 올려

文, 北 간부 앞에서 “하나님 믿으라”
金 “저런 배포 가진 사람을 만나야”
2일 경기 가평 효정문화원에서 열린 문선명·한학자 총재 방북 30주년 기념학술대회의 제1분과 토론이 김수민 선문대 교수(가운데)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 가평=이재문 기자

문선명·한학자 총재와 김일성 북한 주석의 회담 30주년을 기념한 학술대회 ‘평화회담 30주년 역사적 합의와 신통일한국의 과제’가 2일 경기 가평 효정문화원에서 개최됐다. 정치·종교·학술·통일·안보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방북 및 김일성 주석과의 회담이 갖는 의미와 영향을 고찰하는 시간이 마련된 것이다. 이날 학술대회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과 효정학술재단, 세계평화교수협의회 등의 주최로 열렸다. 이날 대회는 오후 1시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특별발표, 개별 분과토론, 비전 발표에 이르기까지 8시간 넘게 진행됐다.

◆“문선명·김일성 회담은 격변을 이끌어낸 일대 사건”

특별 발표자로 나선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문선명 총재·김일성 주석의 회담은 탈냉전이라는 대격변을 예측하고 시대를 이끌어낸 일대의 사건이었다”고 규정했다. 김 교수의 발표에 학술대회에 참석한 토마스 셀로버 세계평화교수협의회 회장과 윤영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본부 본부장, 진성배 효정학술재단 이사장, 조명철 전 국회의원, 나용우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지충남 전남대 교수, 홍석훈 창원대 교수 등은 공감을 표했다.

김 교수는 “현재의 북한은 사실상 핵을 무장한 국가로 거듭나, 핵개발 시기였던 김대중·노무현정부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북한 상황에 맞춰 문 총재와 김 주석의 ‘회담 시즌2’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북정책과 한반도 통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제시한 3원칙은 평화적 흡수통일 원칙 견지, 평화적인 교류 지속, 통일된 한국의 동북아 통합 촉매국가로의 역할 등이다.

김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자신이 일대 사건으로 규정한 ‘문선명 총재·김일성 주석의 회담’의 의미를 되새겼다. 문선명·한학자 총재는 1991년 11월 30일부터 12월 7일까지 북한 평양을 방문했다. 그해 12월 6일에 ‘문선명 총재·김일성 주석의 회담’이 성사됐다. 두 사람의 회담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에 비해 9년 가까이 앞서 이뤄졌다.

 

◆문 총재 “하나님을 믿으라”…김일성 “문 총재의 배포 대단”

문 총재는 김 주석과 만나기 전 북한의 국회격인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한 최고위 간부들을 모아놓고 “하나님을 믿으라”고 강조했다. 종교를 사실상 부정하는 윤기복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 총재는 강한 톤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남쪽에 심어놓은 고정간첩 2만명을 전부 자수하도록 지령하라”며 “한국전쟁은 남침이니 세계 앞에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달현 정무원 부총리의 얼굴이 굳어지는 등 북한 고위 인사들은 아연실색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문 총재는 “주체사상을 포기하고 하나님주의로 해야 한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협정에 서명하라”며 호통을 쳤다.

북한 수뇌부는 동요했고, 현장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김일성과의 회담마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문 총재는 “내가 이런 말 했다고 김일성이 안 만나겠다면 쩨쩨한 거지. 그래서 안 만나겠다면 만날 필요 없어”라고 말했다.

김달현 부총리로부터 상황을 전해 받은 김 주석은 껄껄 웃으며 “저런 배포를 가진 사람이면 만나야지”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자리에 마주한 두 사람은 사상을 떠나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문 총재와 김 주석은 남북통일 인도적 사업추진 일환으로 이산가족 상봉 추진,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과 북한의 국제 핵사찰 수용, 북한의 평화적 경제사업에 통일그룹의 투자와 지원,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에 합의했다.

2일 경기 가평 효정문화원에서 열린 신통일 한국을 위한 문선명·한학자총재 방북 30주년 기념학술대회에서 온,오프라인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가평=이재문기자

두 사람의 인연은 김 주석의 사망 이후에도 이어졌다. 문 총재는 1994년 김 주석이 숨졌을 때 남한 측에서 유일하게 조문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주중 북한대사관이 조문을 받지 않는다고 하자, 문 총재는 “끝내 조문을 받지 않는다고 하면 압록강을 헤엄쳐서라도 들어가 조문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락하면서 조문은 성사됐다.

◆‘문·김 평화회담’…의의와 성과는

이날 자리를 함께한 이들은 문 총재와 김 주석의 회담에 대해 대외 정세변화에 대한 주도적 대응, 적극적 평화의 실현 구상의 최초 제기, 한반도로부터 시작되는 세계평화 측면에서 의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탈냉전의 전환기인 1990년대 전혀 다른 이념을 가진 두 지도자가 평화를 위해 만나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렸고, 동시에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계기가 됐다.

두 사람의 회담은 북한 정부의 공식 초청과 한국 정부의 승인에 의한 합법적인 민간대표와 북한 정상 간 첫번째 공식회담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남북 소통의 창구 역할자로도 볼 수 있다. 회담 이후 1992년 ‘이산가족 노부모 방문단·예술단’ 교환 방문, 같은 해 IAEA와 전면적 안전조치협정 합의 등 실질적인 성과도 이끌어냈다.

2일 경기 가평 효정문화원에서 열린 신통일 한국을 위한 문선명·한학자총재 방북 30주년 기념학술대회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평=이재문기자

윤영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본부 본부장은 “문선명·한학자 총재와 김일성 주석의 평화회담은 단순한 30년 전 사건이 아닌 한반도 역사와 아시아·태평양, 더 나아가 신통일한국 역사의 토대”라며 “공산주의 심장에 들어가 북한 사람들에게 공산주의와 주체사상으로 한반도 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렸고, 하나님주의로 신통일한국의 비전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가평=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