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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난 대선 모질게 한 것 사과"… 문재인 "1위 후보 되니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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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6 21:00:00 수정 : 2021-10-26 18: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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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이재명 후보 靑 회동

文 “대선 과정 정책 더 많이 개발
선의의 경쟁 펼쳐달라” 당부

李 “文정부 성공한 역사 되도록
최선 다하겠다” 모두발언서 다짐

靑 “대장동 등 현안 얘기는 없어”
野 “만남 자체가 선거개입” 맹비난
상춘재서 50여분 차담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6일 만났다. 이 후보는 201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을 비판했던 것을 사과하는 등 낮은 자세를 보였다. 아직 완전히 품지 못한 친문(친문재인) 측 지지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날 경기지사직을 사퇴한 이 후보는 이날 대선예비후보에 등록하고 경선 경쟁자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나는 등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청와대는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야당은 대장동 의혹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50여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철희 정무수석이 배석한 가운데 회동했다. 배석한 이 수석에 따르면 이 후보는 문 대통령에게 “따로 뵐 기회가 있으면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는데 지난 대선 때 제가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재벌 개혁 등을 놓고 거세게 문 대통령을 몰아붙인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을 아시겠죠”라고 답했다. 앞서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이 후보는 “저도 경기도지사로 문재인정부의 일원 아닙니까”라며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상춘재에서 기다리던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이 올라오자 “어른이 오시는데 내려가야 한다“며 계단을 내려가기도 했다.

대선후보 선출을 다시 한 번 축하한 문 대통령은 남은 대선과정이 ’정책경쟁’으로 흘러가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겪어 보니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정책 같다“면서 “대선과정에서 정책을 더 많이 개발하고 정책을 통한 선의의 경쟁을 펼쳐달라. 다른 후보들께도 똑같은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비공개 환담에서도 “대개 언론은 정책보다는 다투는 것을 많이 보도해서 정책은 아무리 얘기해도 빛이 안 나지만 그대로 정책을 통해서 경쟁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이 후보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이에 공감하면서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자주 현장을 찾아가 보고 대기업이 아닌 기업들을 찾아가서 만나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이밖에 기후변화나 탄소중립 의제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초청 차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차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 간 만남에서 정치적 의제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이 후보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 “대장동의 ‘대’ 자도 안 나왔다”며 부동산, 대북정책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다고 했다. 사전 협의에서도 선거운동이나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주제는 피하자는 협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이 수석은 “야권 후보도 선출 뒤 요청이 오면 검토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대장동 정국 속에서 문 대통령이 이 후보를 만나는 것 자체가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게 된다며 선거개입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후보를 보호하라고 하는 명확한 지시를 사실상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경선 주자들도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잘못된 만남”(윤석열 후보)이라거나, “문 대통령은 이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를 덮어주고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뒷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유승민 후보)고 비판했다.


이도형·배민영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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