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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뎐·취화선 제작 ‘한국 영화계 거목’ 지다

입력 : 2021-10-25 01:00:00 수정 : 2021-10-25 02: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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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흥영화사 설립 이태원씨 별세

임권택 감독과 함께 15년 작업
1980~2000년대 한국영화 부흥 이끌어

한국 영화계의 거목 이태원 태흥영화사 전 대표가 24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태흥영화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지금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유족은 이한숙씨를 비롯해 아들 철승·효승·지승과 딸 선희 등이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 병원 3호실이며, 발인은 26일 오전 7시다.

 

고인은 1938년 평양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전쟁 때 피란 과정에서 가족과 떨어지면서 숱한 어려움 속에 성장했다.

 

이후 고인은 1983년 태흥영화사를 설립, ‘무릎과 무릎사이’부터 ‘하류인생’까지 총 36편의 한국영화를 제작했다. 이 중에서도 ‘어우동’, ‘뽕’, ‘기쁜 우리 젊은 날’, ‘아제아제 바라아제’, ‘장군의 아들’, ‘서편제’, ‘태백산맥’, ‘축제’, ‘춘향뎐’, ‘취화선’ 등은 1980~2000년대 한국영화 부흥을 이끌었다.

왼쪽부터 ‘하류인생’·‘춘향뎐’·‘취화선’.

고인은 임권택 감독의 동반자로도 잘 알려져있다. 두 사람은 1984년 ‘비구니’로 처음 만났는데, 불교계 반대로 찍다 중단됐다. 이때 만난 임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과는 평생의 트리오로 활약하며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역작을 여럿 남겼다. 이후 이 대표가 1989년 임 감독의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제작하면서 2004년 ‘하류인생’까지 약 15년을 함께 작업했다.

 

두 사람이 만든 판소리 뮤지컬 형식의 ‘춘향뎐’은 2000년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칸 경쟁작에 초청받았고, 이후 2002년 ‘취화선’으로 2년 만에 다시 칸을 찾은 두 사람은 칸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임 감독의 99번째 영화이자 고인의 파란만장했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하류인생’은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되면서 함께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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