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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불지른 생산자물가… 9월 7.5% 올라 ‘10년래 최대’

입력 : 2021-10-21 20:00:00 수정 : 2021-10-21 19: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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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동월대비 10개월 연속 상승

석탄·석유제품 전월비해 2.1%
전년동월 비해선 59.2% 폭등
농산품은 전월보다 2% 하락

한은 “국제유가 급등 등 영향
한달 뒤 소비자 물가에 반영돼”
서울 시내 주유소의 유가 표시판. 연합뉴스

40대 직장인 조모씨는 요즘 주유할 때면 주변 주유소의 리터당 휘발유 가격을 먼저 검색한다. 하지만 아무리 싼 곳을 찾아도 ‘가득’ 주유하면 카드 명세표에는 1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찍힌다. 장보기는 겁이 난다. 장바구니에 별로 담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결제금액은 10만원을 넘기 일쑤다. 조씨는 ‘오르지 않은 건 내 월급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국제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며 전반적인 물가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8월(110.86)보다 0.2% 높은 111.13(2015년 물가 기준치 100)을 기록했다.

11개월 연속 상승일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역대 최고치인 108.06을 기록한 후 6개월째 최고치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5%로 10개월 연속 상승이며, 2011년 4월 역대 최고 상승률(8.1%)을 기록한 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1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으로 전월보다 0.5%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 상승했다.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세다.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생산자물가 품목별 등락률을 보면, 공산품 물가가 0.3% 올랐다. 공산품 중 석탄·석유제품(2.1%)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화학제품과 제1차 금속제품도 0.4% 올랐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 부분 물가도 2.0% 상승했다.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 등에 따라 석탄·석유제품과 제1차 금속제품(열연강판 등)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각각 59.2%, 31.7%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서울 대형마트에서 농산물을 살펴보는 시민의 모습. 뉴시스

농림수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0.8% 떨어졌다. 축산물과 수산물이 각 0.6%, 0.5% 올랐지만 농산품이 2.0% 하락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우럭(19.0%), 택배(10.1%), 쇠고기(6.4%), 나프타(6.2%), 돼지고기(4.0%), 물오징어(3.9%), 경유(1.5%) 등의 가격이 올랐다. 반면 배(-55.1%), 시금치(-37.0%), 휴양콘도(-23.5%), TV용 LCD(-11.0%), 호텔(-8.4%), 잡지 및 정기간행물(-6.9%), 가금류포장육(-3.0%) 등의 가격 수준은 낮아졌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중간재(0.4%)의 상승폭이 컸다.

국내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높아졌다. 세부적으로 농림수산품은 수출이 올랐으나 국내출하가 내려 전월 대비 0.7% 하락했으나 공산품은 0.7% 상승했다.

유가 오름세가 계속되며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자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20일 “유류세 인하를 짚어보고 있다”면서 “열흘 이내, 다음 주 정도에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은의 소비자물가 관리 수치인 2%를 초과한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시중 유동성이 지나치게 풍부하고, 주택가격 상승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한은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으며, 이주열 한은 총재가 수차례에 걸쳐 11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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