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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암 산림청장 “산림 가치 증대·탄소중립 기여… 임업직접지불제 꼭 도입”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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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29 06:00:00 수정 : 2022-11-02 13: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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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 위해 후계림 조성 등 박차
30년 동안 30억 그루 나무심기 추진
2050 탄소중립 3400만톤 정책 기여

벌채·목재수확 친환경 방식으로 개선
재해·생태·경관 미치는 영향 최소화
건축재료, 국산 목재 사용 높일 것

임산물 통합 브랜드 K푸드 좋은 평가
미래 맞춰 산림경영 패러다임 전환
생태·문화 가치 입혀 부가가치 증대
최병암 산림청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임업직불제와 벌채 논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임업직접지불제 도입을 임기 내 꼭 이루겠습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내 ‘임업직접지불제’의 법적 근거와 후속 규정을 성공적으로 마련해 제도가 차질없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업직접직불제 도입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최 청장은 “임업직접지불제는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보장하고 임업인의 소득을 보전해 임가경영 안정화 도모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만큼 18만 임업인들의 숙원 사업이었다”면서 “지속가능한 임업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0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임업직접지불제 도입을 꼭 임기 내 이루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최 청장은 올해 초 촉발된 벌채 논란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나무를 한꺼번에 전부 또는 대부분 베어내는 방식(모두베기)에 비판이 지속된 만큼 ‘대면적 모두베기’를 차단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목재생산·이용 등을 위해 벌채(목재수확)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벌채 면적을 현행 50㏊에서 30㏊로 축소하고 재해·경관·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벌채지 내 급경사지, 계곡부, 산 정상부 등 산림을 존치하기로 한 게 골자다.

 

‘시인’이기도 한 최 청장은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의 소나무 숲이나, 만해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 속 단풍나무 숲길처럼 우리 민족과 산림은 오랫동안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면서 “우리 산림이 가진 경제적, 생태적, 사회적 가치에 문화적, 인문학적 가치를 덧입혀 산림을 품격 높은 공간으로 창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피력했다.

최 청장은 행정고시(36회) 합격 후, 29년간 국제협력담당관, 산림정책과장, 산림이용국장, 산림보호국장, 산림복지국장, 기획조정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산림행정 전문가다. 온화한 성품에 대국민 소통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최 청장과 일문일답.

―취임 후 6개월 소회는.

 

“청장에 취임하자마자 식목일 행사와 봄철 산불 대응 등 현안이 많았다. 식목일에 대통령 내외분과 장관님들,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무심기를 진행했다. 각계각층 분야별로 나무심기를 전개해 산림의 중요성을 알리게 됐던 때가 보람찼다. 국민의 협조와 산림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 덕에 봄철 산불 피해면적이 크게(전년 대비 75%) 감소하고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도 10만본(2020년 40만본 → 2021년 30만본) 줄어든 것도 기쁘다. 다만 산림청의 탄소중립계획안이 ‘벌채 논란’으로 이슈가 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은 아쉽다.”

―‘벌채 논란’으로 뜨거웠는데.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후 산림이 황폐화돼 1950년대 중반에 산림률이 35%까지 감소했다가 1970∼80년대 대규모 녹화사업으로 현재 국토 면적의 약 63%까지 증가했다. 한국 산림자원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 만큼 풍부해졌고, 수확기에 이른 우리 숲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후계림 조성과 국내 목재 수확·이용이 국가적인 과업이 되고 있다. 이에 산림청에서는 앞으로 30년간 30억그루 나무심기로 2050년 탄소중립 3400만톤에 기여하는 내용의 산림분야 탄소중립 추진전략안을 지난 1월에 발표했다. 그중 목재 수확(벌채) 방식과 벌기령(목재 수확이 가능한 나무연령) 단축, 산림바이오매스 확대 이용 등에 대해 주요 환경단체 및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이 부분을 보완하기로 했다.”

―벌채 문제는 어떻게 개선하나.

 

“산림청은 보전가치가 높은 산림은 원형대로 보호하고, 목재 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림은 지속가능하게 관리·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현행 목재 수확 방식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한다. 대면적 목재 수확을 방지하도록 규정을 강화하는 것으로 목재 수확 면적을 현행 50ha에서 30ha로 축소하고, 재해·생태·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목재 수확지 내 급경사지, 계곡부, 산 정상부 등의 산림은 존치한다. 또한 이미 목재 수확을 한 지역과 연접된 지역은 최소 4년간 벌채를 제한하거나 일정 거리 이상을 띄우도록 하여 소규모 면적이 연결되어 대면적화되는 경우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목재 수확 예정지에 대한 사전 타당성 조사 제도를 새로이 도입하고, 20㏊를 초과하는 목재 수확은 민·관 합동심의회에서 전문가 검토를 거치도록 한다. 또 목재 수확 현장에서 고성능 임업기계·장비 활용을 위해 독일, 오스트리아 등 임업선진국과 비교해 8%에 불과한 임도밀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갈 예정이며, 개선된 산주 및 임업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아울러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고 우수사례 공유, 기술교육 등 실무자 역량을 강화하며, 원목생산자에 대한 생태·환경·재해방지 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목재 수확을 실현하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정책의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다.”

―목재는 기후위기 시대에 적극 활용되어야 할 지속가능한 재료다. 그러나 현재 국산목재 비중이 16%로 매우 적다.

 

“산림청은 공공부문에서 건축 내·외장재 등에 지속적으로 목재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국토부의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하여 목재친화도시를 조성할 계획으로, 지역 목재를 활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도시 실현에 기여하고자 한다. 2021년에는 목재친화도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개소의 목재친환경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환경성 질환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의 실내 환경을 국산 목재로 리모델링하는 ‘어린이 이용시설 목조화’ 사업을 추진하는데, 2021년에는 2개소를 시범사업으로 조성하고 2022년에는 총 20개소를 조성할 예정이다. ‘I LOVE WOOD 캠페인’으로 온라인 목공프로그램, 목혼식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SNS, 웹툰, 공익광고 등 연령별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보급해 인식개선에 힘쓰고 있다.”

―벤치마킹하고 싶은 외국의 산림정책은.

 

“일본은 2010년부터 ‘공공건축물 등의 목재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도입해 시행해 오고 있으며, 캐나다 밴쿠버주는 2009년부터 ‘목재우선법’을 도입해 정부자금이 투입된 건축물은 목재를 주 건축자재로 활용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목재는 인류가 오랫동안 써온 건축자재인데 최근 콘크리트·철강 등 비순환, 비환경적 재료를 목재로 대체하는 노력과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목재가공 기술의 획기적 발전으로 노루웨이 등 유럽에서는 최고 높이 100m에 이르는 고층 목조건축물(미에스토르네)이 세워졌고, 일본도 지산지소(地産地消)의 건축으로 국산 목재를 사용한 공공 건축을 많이 짓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청정임산물 ‘K푸드’가 주목받고 있다.

 

“산림청 아마존 입점시범사업을 통해 산나물 상품을 성공적으로 입점시켰다. 2020년 아마존 식품분야 신상품(Hot Releases) 1위에 선정된 평창팜의 경우, 작년부터 아마존에서 한끼곤드레와 같은 산나물간편식 제품의 판매를 시작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 결과 2020년 수출액도 전년(3만8000달러)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25만6000달러 실적을 달성했다. 산림청에서는 건조감이나 산나물 등 간편식으로 임산물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국가별로 차별화된 해외시장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임산물 국가 통합 브랜드 ‘K-Forest Food’를 2020년 신규 개발해, 엄격한 관리규정과 체계화된 품질평가 기준을 통과한 임산물만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떫은감, 표고, 밤, 대추, 고사리, 송이, 호두, 취나물, 도라지, 더덕 10개 품목을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이다.”

―한국 산림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한국은 1960∼80년대 조림시대와 1990∼2010년대 육림시대를 거치면서 황폐화된 산림을 성공적으로 복구하고 풍부한 산림자원을 보유하게 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치산녹화 모범국가로 거듭나게 되었다. 다가오는 탄소중립 및 임업경영 시대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민들과 함께 만든 소중한 산림자원을 현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가 누릴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임업경영 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에 현재 산림자원 조성 및 육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산림자원법’을 ‘지속가능한 산림경영법’으로 전면 개정하고, 벌채방식 개선과 이를 위한 여러 인프라 구축 등으로 생태계 산림경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지원하고자 한다.”

―임기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일은.

 

“산림은 유엔이 인정하고 있는 대표적인 탄소흡수원인 만큼 산림이 국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임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임업직접지불제’ 도입을 꼭 임기 내 이루고자 한다. 올해 내 ‘임업직접지불제’의 법적 근거를 성공적으로 마련하고 후속 규정들을 마련하여 제도가 차질없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우리 산림이 가진 경제적, 생태적, 사회적 가치를 더해 문화적, 인문학적 가치를 덧입혀 품격 높은 공간으로 창출해 산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국민의 내면과 정서적 측면을 풍성하게 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1966년 인천 출생 ●인천 광성고 ●중앙대 법학과 ●인하대 행정학 석사 ●영국 리즈(LEEDS)대 지구환경대학원 생태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36회 ●산림청 산림보호국장 ●산림청 산림복지국장 ●산림청 기획조정관 ●산림청 차장 ●2021년 3월 산림청장 취임

대담=이천종 경제부장, 정리=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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