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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모파상… 연극으로 읽는 단편소설

입력 : 2021-09-26 20:06:58 수정 : 2021-09-26 20: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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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프로젝트 ‘단편선 레파토리전’
공동작업으로 모든 창작과정 공유
‘단편선 레파토리전’으로 지난 10년간 작업을 조망하는 무대를 펼쳐 보이는 공동창작 집단 ‘양손프로젝트’. 왼쪽부터 양종욱, 박지혜, 손상규, 양조아. 양손프로젝트 제공

꾸준한 공동창작으로 깊이 있는 작품 세계를 펼쳐 온 ‘양손프로젝트’. 배우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과 연출 박지혜로 구성된 연극그룹이다. 구성원 모두가 작품 선정을 포함한 창작과정을 공유하고 함께 결정하는 공동창작 방식으로 작업한다.

다양한 창작활동 중에서도 2011년 일본작가 다자이 오사무 단편 3편을 텍스트로 창작한 ‘개는 맹수다’를 시작으로 현진건, 김동인, 모파상 작품으로 만든 ‘새빨간 얼굴’, ‘마음의 오류’, ‘낮과 밤의 콩트’ 등을 꾸준히 무대에 올려왔다. 단편 소설 특유의 매력이 넘치는 작품을 무대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연극성과 배우의 확장성에 대해 탐구해온 이들의 작품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단편선 레파토리전’이 열린다. 그동안 창작했던 단편선 작품 15편 중 11편이 세 차례에 걸쳐 30일부터 10월2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첫 번째 무대인 ‘파트1’은 ‘황금풍경(다자이 오사무)’ ‘그립은 흘긴 눈(현진건)’ ‘29호 침대(모파상)’ ‘직소(다자이 오사무)’다. ‘파트2’는 ‘운수 좋은 날(현진건)’ ‘전원비화(모파상)’ ‘태형(김동인)’, 그리고 마지막 ‘파트3’은 ‘사진과 편지(김동인) ’ ‘K박사의 연구(김동인) ’ ‘연애의 청산(현진건)’, 목가(모파상)’.

양손프로젝트 멤버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직관적으로 작품들을 파트별로 묶어놓았는데, 이후에 의미가 발생하는 걸 깨달았다”면서 “저희가 느낀 의미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보다 관객분들이 주체적으로 느끼셨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양종욱은 “장면에서 발생시키는 것을 형식화하고, 구조화하는 문법은 장편보다 단편이 유리하다. 여러 가지 문법을 생각하고 고민해서 다양한 반응으로 발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손프로젝트’의 힘은 결국 공동작업에서 나온다. 그 과정에 대해 손상규는 “공연 올리기 전, 저희끼리 토론을 할 때 ‘찜찜한 걸’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종욱 역시 “토론에서 주목하는 지점은 ‘좋은 결정’뿐만 아니라 생각을 ‘교환하는 지점’ ”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동의하고 자신의 생각을 납득시키는 과정이 재밌죠. 연극은 그 결정들이 왜 중요한가를 확인하는 과정이고요. 다 같이 동의하지 못하는 상황은 진행하지 않으려고 하죠.”

이번 ‘레파토리전’은 2009년 양종욱·손상규 체제로 발표한 ‘십이분의 일’로 주목받은 후 2011년 박지혜와 양조아가 합류하면서 지금 체제를 갖춘 ‘양손프로젝트’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이정표 세우기다.

박지혜는 “더 가기 전에 이전에 공연한 것을 쭉 한번 정리해보고 싶어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작업을 해오면서, 항상 위기였다고 생각해요. 그때마다 ‘내가 찾고 싶은 건 뭘까’라고 질문을 던졌는데, 답이 나온 건 아니었어요. 지난 공연들 영상을 봤는데, 우리 배우들이 참 잘하더라고요. 이제 10년이 됐는데 그사이에 서로의 관계가 바뀌었고, 개개인의 삶도 변했죠. 그런데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창작자이다 보니, 그렇게 바뀌는 게 계속 흥미로운 대상이 되는 거예요. 이 배우들이 궁금하고, 그래서 함께하는 텍스트들이 궁금하죠. 관계에서 물론 권태기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저희 팀이 흥미로워요.”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파트1 30∼10월 9일, 파트2 10월 13∼16일, 파트3 10월 20∼23일까지.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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