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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 '전세대란' 우려 커지는 까닭은?

입력 : 2021-09-22 19:00:00 수정 : 2021-09-22 18: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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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해소 위해 '공급'이 답이라는 게 중론
하반기는 물론 내년도 새 아파트 입주 물량 충분치 않아
전세난이 쉽게 진정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나와
연합뉴스  

작년 8월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불붙은 전세난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에 '전세대란'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재작년 10월 이후 지난달까지 23개월 동안 연속 오르며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새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작년 8월 이후 상승 폭을 키워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대 상승률(1.02%→1.52%→1.10%)을 기록하기도 했다. 1%대 상승률은 2011년 11월(1.33%) 이후 9년 만이다.

 

전세난이 특히 심각한 수도권은 올해(1∼8월) 전셋값 상승률이 7.51%로 지난해 상승분(8.45%)에 근접했다.

 

이런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전셋값이 작년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뒤인 3∼5월 0.73%→0.52%→0.51%로 상승 폭이 둔화하기도 했지만,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와 학군 수요가 몰리며 6월 0.81%, 7월 1.14%, 8월 1.18%로 다시 상승 폭을 크게 키웠다.

 

수도권에서는 올해 인천이 12.31% 오르며 이미 작년 상승률(9.89%)을 넘어섰고, 경기가 8.28%, 서울이 4.34% 각각 올랐다.

 

인천은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17.49%)와 서구(14.10%), 남동구(12.02%) 등을 중심으로 올랐고, 경기는 시흥시(20.09%), 안산 단원구(15.75%), 평택시(13.68%), 동두천시(!3.46%), 남양주시(12.97%), 고양 덕양구(11.98%), 안성시(11.46%) 등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서울의 경우 서초구(8.00%), 노원구(6.55%), 동작구(6.28%), 송파구(5.64%), 관악구(5.09%), 성북구(5.07%)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서울은 최근 서초구, 동작구 등 재건축 단지의 이주수요로 전세 물량이 더 줄고, 학군 수요에 가을 이사철 수요까지 겹치며 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다.

 

이번 전세난은 무엇보다도 새 법이 보장한 계약갱신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크게 늘고, 집주인들이 전월세상한제를 피하려 기존보다 수억원 오른 값에 신규 전세를 내놓으면서 심화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계약을 연장한 세입자들은 2년간 전세 걱정을 덜었지만, 새로 전세를 구하는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나서 다른 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껑충 뛴 전셋값에 주거 환경이 더 열악한 지역으로 밀려나는 형국이다.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3천329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이른바 '반전세' 계약은 39.9%(5천316건)를 차지했다.

 

이는 전달(35.6%·7월)보다 4.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새 임대차 법 시행 후 1년간(작년 8월∼지난달) 반전세 거래 비중은 35.1%(18만5천273건 중 6만5천88건)로, 법 시행 전 1년간 28.1%(2019년 8월∼작년 7월·19만6천374건 중 5만5천215건)에 비해 7.0%포인트 높아졌다.

 

법 시행 전 1년 동안은 반전세 거래의 비중이 30%를 넘긴 적이 딱 한 달(작년 4월 32.7%)밖에 없었지만, 법 시행 후 분위기가 바뀌어 최근 1년간 이 비중이 30% 미만인 달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갱신 거래가 크게 늘면서 시중에 전세 유통 물량이 크게 줄었고,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결과적으로 임차인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세난 해소를 위해서는 '공급'이 답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도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충분치 않아 전세난이 쉽게 진정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입주자 모집공고 기준 3만864가구로, 작년(4만9천411가구)보다 37.5% 적다.

 

하반기 입주 물량은 상반기보다 25.9% 적은 1만3천141가구에 그치고, 내년 입주 물량도 2만463가구로 올해보다 33.7% 줄어들 전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추석을 지나면 가을 이사철인데, 입주 물량 감소 등 공급 위축에 따른 전세난 심화가 우려된다. 특히 내년 7~8월이면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아 계약갱신 만료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전셋값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큰 만큼, 정책 당국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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