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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차서 탄도미사일 발사… ‘발사 플랫폼’ 다양화 과시

입력 : 2021-09-16 18:53:16 수정 : 2021-09-16 18: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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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아닌 ‘철도기동미사일’ 첫 공개
“동해 800㎞ 수역 표적 정확히 타격”
舊소련이 운용한 ‘핵열차’ 모방 추정
민간열차와 구별 어려워 위장 용이

美 “발사 규탄”… 대화 기조는 유지
유엔 안보리, 비공개 긴급회의 열어
북한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열차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검열사격 훈련이 15일 실시됐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1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이동식미사일발사차량(TEL)이 아닌 열차에서 발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열차에서 탄도미사일을 쏘는 체계를 개발·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이를 ‘철도기동미사일 체계’라 호칭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분산적인 화력임무 수행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위협 세력에게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타격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를 사정권에 두는 북한 미사일의 위협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철도기동미사일 연대 첫 등장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철도기동미사일연대는 9월15일 새벽 중부산악지대로 기동해 800㎞ 계선의 표적지역을 타격할 데 대한 임무를 받고 훈련에 참가했다”며 “철도(기동)미사일체계운영규범과 행동순차에 따라 신속기동 및 전개를 끝내고 조선동해상 800㎞ 수역에 설정된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국 상무위원인 박정천 당비서가 훈련을 지도했고, 당 중앙위원회 군정지도부·군수공업부와 군 총참모부·국방과학연구부문의 간부들이 참관했다.

KN-23 탄도미사일은 열차에서 수직으로 세워진 뒤 발사됐다. 옛소련에서 운용했던 ‘핵열차’를 모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옛소련은 1980년대 우크라이나 유즈노예 설계국이 개발한 고체연료 3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T-23을 운용했다. 열차를 개조한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된 RT-23은 2000년대까지 러시아에서 쓰였다. 2011년 북한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ICBM 기술 등 기밀자료를 탈취하려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는데, 이들이 빼내려던 정보 중에 RT-23이 있었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러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지역에서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 체계 기술을 확보, 철도기동미사일 체계를 만들었다는 추정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철도에 실린 미사일은 철도망을 따라 북한 전역을 이동할 수 있어 상대 공격을 피하는 데 용이하다. 민간 열차와 구별하기 어려워 상대가 공격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철도망이 파괴되면 발이 묶이는 단점이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다양한 이동식 미사일발사대를 개발하고 있다고 판단, 정밀분석에 들어갔다.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열차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다양한 이동식 발사대를 지속해서 개발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군은 전날 탄도미사일 2발을 쏜 이후 추가적인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유엔 안보리도 긴급회의

한편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규탄했지만 대화 기조는 유지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북한의 주변국 및 국제사회의 다른 국가들에 위협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며 “의미 있고 실질적인 대화에 관여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젠 사키 대변인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입장을 인용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전날 “미국인이나 영토 또는 동맹에 즉각적 위협을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하지만,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북한의 불법적 무기 프로그램의 영향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도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 미사일 발사를 논의했다. 안보리 소집을 요청한 니콜라 드 리비에르 주유엔 프랑스대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으로 규정하며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김범수, 박수찬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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