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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병원서 간호사 674명 사표… “말 뿐인 위로 필요 없어, 인력 충원해라”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9-15 19:00:00 수정 : 2021-09-15 16: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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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본부, “간호인력 기준 발표 않는 서울시 규탄” 회견
“간호사들 너무 오래 기다려…하루빨리 발표해야”
코로나19 이후 서울대병원 등 3곳서 간호사 674명 사직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가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코로나19 간호인력 기준 발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 후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의료원을 떠난 간호사 674명의 사직서를 뿌리는 항의행위를 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현장 의료진들의 소진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의료연대본부가 서울시에 “지금 당장 감염병동 간호인력 기준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서울대병원 등 공공의료기관 3곳에서만 674명의 간호사들이 사직했다며 간호인력 기준 마련 및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는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코로나19 간호인력 기준 발표하지 않는 서울시 규탄 간호사 사직서 제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가 현재 간호사 1명이 너무나 많은 환자 수를 감당하고 있다는 것에 동감한다고 얘기하면서도 대책은 내놓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에서 사직한 간호사들은 총 674명이다. 이들은 “이제 더 이상 말뿐인 위로는 필요 없다. 간호사들이 희망을 잃고 병원을 떠나갈 때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와 시민”이라며 “아플 때 적정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저희는 그런 상황이 발생할까 봐 너무나도 무섭다”고 호소했다.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하루빨리 서울시가 코로나19 병동 간호인력 기준 연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1월 코로나19 병동 의료진 인력 부족 문제가 커지자 적정 간호인력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가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코로나19 간호인력 기준 발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 후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의료원을 떠난 간호사 674명의 사직서를 뿌리는 항의행위를 했다. 연합뉴스

의료연대본부는 지난달 31일 진행됐던 서울시와의 면담 자리에서 시 측으로부터 ‘보건복지부가 관련 논의를 하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복지부가 마련한다는 인력 기준과 실행계획은 2개월이나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서울시는 발표만 하면 되는 서울시의 안을 손에 꼭 쥐고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 8개월간의 노력과 연구들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서울대병원 간호사 A씨는 “저희는 ‘다른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이것(간호인력 기준 마련)만큼은 정말 시급하다’, ‘정말 힘들게 버텨왔고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 ‘우리가 환자 곁을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제발 도와달라’ 얘기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이 놓인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매일 매일 사망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내가 조금만 더 이 환자에게 시간을 쓸 수 있었다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죄책감에 시달리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되풀이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미 간호사들은 너무 많이 기다렸다. 하루하루가 벅찬 상황에 놓여있는데 2개월을 더 기다리라고 한다”며 “그렇게 서울시가 늦장 부리는 동안 아픈 환자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간호사들은 병원을 떠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인력 기준이 발표될 경우 충원해야 할 간호인력을 어디서 확보하느냐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임용후보 간호사’ 투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현재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의 임용후보자만 총 197명”이라며 “이미 채용할 간호인력은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이전에도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너무나 과도했고, 그로 인해 환자들 한분 한분에게 제대로 된 간호를 제공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충원된 인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확대하는데 배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 병상 간호사 배치기준 마련을 위해 배치현황 실태조사 및 관련 기관 간담회 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총파업을 예고했던 보건의료노조와의 합의에 따라 코로나19 병상 간호사 배치기준을 마련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노정 합의를 보면, 정부는 이달까지 코로나19 환자 중증도별로 간호사 1명당 담당 환자 수 기준을 마련하고, 세부 시행방안은 오는 10월까지 마련할 전망이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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