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송서 예쁜 남자 아이돌 퇴출… 오디션도 폐지

“전통문화 키우고 정확한 미적 기준 세워야”

중국이 연예인들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을 방송계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또 아이돌 선발오디션이나 자녀 동반 프로그램 출연도 금지키로 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전날 발표한 방송·연예계 관련 통지에서 ‘냥파오’를 언급하며 ‘냥파오 등 기형적인 미적 기준을 결연히 근절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냥파오’는 외양과 행동이 여성스러운 남성을 뜻한다.

총 8개 항목으로 구성된 해당 통지는 3항에서 ‘과도한 오락화를 단호히 배격하고 중화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대대적으로 키우며 정확한 미적 기준을 세우고 냥파오와 저속한 ‘왕훙’(온라인 인플루언서)을 단호히 배격한다’고 밝혔다.

SCMP는 “냥파오는 전통적인 중국 문화 속 전형적인 남성상인 ‘마초’에 부합하지 않거나 화장을 하는 아이돌 가수 등을 포함한다”며 “인기 아이돌은 종종 ‘샤오시엔로우’(잘생긴 젊은 남자)라고도 불리는데, 일각에서는 이들이 전통적인 사회적 가치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아이돌 문화에서 ‘여자보다 예쁜 남자’와 같은 표현이 등장하는 등 여성적인 남성 아이돌이 인기를 끌자 청소년 정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지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아이돌’이 아이들의 미래를 망친다고까지 주장하는 학자도 있었다.

이와 함께 팬들의 광적인 투표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과 스타와 그 자녀가 동반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도 방송에서 퇴출키로 했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출연 금지, 고액 출연료 금지, 연예산업에 대한 전문적 비평 강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 국무원 개발연구센터 장위 연구원은 SCMP에 “정부는 ‘무분별한 자본 확장’ 단속의 일환으로 연예계와 아이돌 팬문화를 단속하고 있다”며 “정부는 연예산업을 이념 통제의 핵심으로 바라보며 부정적 영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