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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 이어 안무가 꿈 훨훨∼ “상상과 현실의 괴리 춤으로”

입력 : 2021-08-22 23:00:00 수정 : 2021-08-22 19: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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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간판스타 박슬기
네 번째 작품 ‘이매진’ 선보여
네 번째 안무작을 선보이는 국립발레단 박슬기 수석무용수. 세계일보 자료사진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국립발레단 ‘KNB 무브먼트’.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시작한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다. 공연 준비로 바쁜 무용수들이 직장인식으로 표현하면 스스로 야근, 주말근무까지 불사하며 만든 작품 8편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 간판스타이자 최고참이기도 한 박슬기 수석무용수도 작품을 내놓는다. 제목은 ‘이매진’. 2016년 ‘영혼의 사중주’, 2018년 ‘스몸비’, 2020년 ‘프롬 어 휴먼 빙’에 이은 네 번째 작품이다. 공연을 앞두고 늦저녁까지 안무를 가다듬고 연습하느라 바빴던 박슬기는 지난 20일 세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할 때가 많다. 친구들과 그런 이야기를 하다 착안하게 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도 역시 마찬가지잖아요. 그래서 잡지 못하고 떠나보내고 나중에서야 ‘그런 적이 있었지’라고 회상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그런 주제를 사랑으로 한번 잡아보자고 만들었습니다.” 너무나 화가 나도 속으로 생각하는 말과 행동을 실제로는 못할 때, 너무도 마음에 드는 이성이 나타났지만 상상으로만 말을 걸 수 있을 때, 이처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현실과 상상의 괴리감을 표현해보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여섯 살 때부터 무용을 시작한 박슬기에게 춤과 안무 중 무엇이 더 어려운지 물어봤다. “사실 무용은 동작을 연마해서 수행하면 되는데 이 ‘안무’라는 작업은 무대 하나를 전부 제가 꾸며야 하는 일이죠. 그래서 추는 게 편하지 제 느낌대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더 힘들더라고요. 무용은 그래도 이제는 어떻게 해야 잘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만큼 하면 잘한 거다’라는 확신이 있는데 제 안무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래서 조마조마하다가 관객이 나처럼 내 작품을 좋아해 주면 뭔가 제 자식을 낳은 것 같은 느낌이죠.”

 

좋아하는 안무가로는 몬테카를로 발레단 예술감독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를 꼽았다. 박슬기는 “다시 추고 싶은 춤, 추고 있을 때 너무 행복한 작품이 있다”며 “그게 저에게는 ‘마이요’ 작품”이라고 말했다. “마이요 작품은 딱히 발레 동작과 마임이 정해져 있지 않고 발레 동작 속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와요. 그런 점이 너무 좋아서 그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2018년 자신의 안무작 ‘스몸비’를 연습 중인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언니인 솔리스트 박나리. 국립발레단 트위터 캡처

박슬기는 올 상반기 대작 ‘라 바야데르’와 ‘말괄량이 길들이기’ 무대를 소화하고 다시 하반기 갈라 공연과 ‘쥬얼스’ 초연을 앞둔 바쁜 상황이다. 사정은 매년 비슷한데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올해 안무가로 나서는 이유로 ‘갈망’을 꼽았다. “주역무용수는 할 일이 너무 많아 발레를 하는 것조차 소화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다른 동료도 ‘내년엔 절대 안 해야지’ 그러다가 또 때 되면 너무 아쉽고 성취감 때문에 다시 발을 들이게 돼요. 제가 추고 싶은 춤을 만들어보자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계속 도전하는 것 같아요.”

 

국립발레단 KNB 무브먼트6,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8월 28, 29일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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