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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 동생 마구 때려 숨지게 한 60대, 징역 4년

입력 : 2021-08-05 08:14:38 수정 : 2021-08-05 08: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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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6시간 동안 폭행
2심 재판부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 관계 인정”

정신장애를 앓는 친동생을 6시간에 걸쳐 폭행해 끝내 숨지게 한 60대가 2심에서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돼 형량이 대폭 늘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박재영 김상철 부장판사)는 홍모(69·남)씨의 상해죄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홍씨는 지난해 7월27일 서울 강동구 주거지에서 함께 살던 동생과 술을 마시고 귀가한 뒤 주먹과 발로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홍씨에게 6시간 넘게 폭행당한 동생은 다음날 새벽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자신의 연금에 동생의 장애인연금을 보태 생활비로 쓰던 홍씨는 평소 말을 듣지 않는다며 상습적으로 동생을 때렸고, 이날은 동생이 모르는 사람에게 담배를 빌려 피웠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홍씨 폭행으로 동생이 사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상해죄만 적용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홍씨의 폭행 외 토사물로 기도가 막히거나 평소 동생이 복용하던 약물이나 술의 영향으로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홍씨의 폭행과 동생의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홍씨의 상해치사죄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장에 함께 있던 다른 동생의 진술과 혈흔 분석 등을 토대로 홍씨의 폭행이 동생 질식사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에 의한 상해로 기능적 손상을 입었거나, 그에 따라 피와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시 숨진 동생의 음주량이 소주 1∼2잔 정도이고 복용한 약도 정상적 범위 안이라며 음주·약물로 인한 사망 가능성도 재판부는 배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평소 피해자가 범행에 취약하다는 점을 이용해 폭행을 일삼아 오다 범행 당시 상당한 시간 동안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다”며 “피해자가 극심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고 질타했다. 홍씨는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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