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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EV 또 불났다… 1조4000억 들여 리콜 진행 중인데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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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23 16:37:04 수정 : 2021-06-23 16: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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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충남 보령시 신흡동의 한 펜션 앞에서 주차된 코나EV가 화재로 전소됐다. 보령소방서 제공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빚은 현대차 코나EV(전기차)의 화재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현대차와 배터리 제작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도합 1조4000억원을 들여 리콜(시정조치)을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관련 기업들이 당혹감에 휩싸인 가운데 국산 배터리의 해묵은 안정성 문제가 또다시 제기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소방과 경찰,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충남 보령의 한 해수욕장 인근 팬션에 주차해둔 코나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39분 보령소방서에 첫 신고가 접수됐으며 불은 차량을 모두 태운 뒤 진압됐다. 이날 화재는 통상의 고전압 배터리 화재와 일치했다. 차량 하부 배터리가 위치한 곳에서 불이 시작됐고 소방관들은 불길을 잡는데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현장 사진에서도 전소한 뒤 흰 연기에 휩싸인 코나EV 차량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연구원(KATRI)와 현대차, 배터리 제작사 등이 함께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심은 어느 제조사 배터리인지, 리콜 대상 차량인지, 배터리 교체 등 리콜을 받았는지에 집중된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리콜 대상 차량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지난해 3월 이후에 생산, 판매된 차량”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제작사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현대차는 코나EV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 제품을 기본 장착했고, 배터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일부 차량에 SK이노베이션 제품을 적용한 바 있다.

 

향후 조사에서 밝혀질 내용이지만, 배터리 제조사가 어느 쪽이든 상당한 파문이 불가피하다. LG 제품이라면 결국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근본적인 의문을 맞닥뜨릴 수 밖에 없다. 2019년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태, 2020년 전기차(EV) 화재 사태 때 벌어진 사고 대부분이 LG 배터리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처럼 점차 국가 핵심 산업으로 확산하는 화재의 원인을 명쾌하게 밝히지도, 공개하지도 못한 정부 당국에 대한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장착된 배터리가 SK 제품이어도 충격은 마찬가지다. 아직 SK 배터리에서는 화재 이슈가 발생한 적이 없다. 그래서 SK는 이를 자사의 경쟁력이자 기술력으로 부각했던 터다. SK 제품으로 밝혀질 경우 SK는 물론 K-배터리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초기 단계여서 관련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로 코나EV는 2018년 첫 출시 이후 국내 12건, 해외 4건 등 총 16건의 화재 기록을 남기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올 들어 아이오닉5(현대차)와 EV6(기아)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기반한 야심작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지난 한 해 화재 파문에 휩싸였던 코나EV는 해외 수출용만 생산하는 등 자연스러운 단종 수순을 밟고 있었다. 코나EV는 국내 기준 출시 첫 해 1만1193대, 지난 3월 기준 누적 3만3830대가 판매됐다. 해외에서는 총 10만1574대가 팔렸다.

 

국토교통부는 1차로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뒤 과도한 셀 간 전압 편차나 급격한 온도 변화 등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배터리를 교체하는 리콜을 진행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리콜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결국 배터리 시스템(BAS) 전량을 교체하는 것으로 리콜을 확대했다. BAS는 배터리와 배터리를 관리하는 BMS, 냉각장치 등 배터리 관련 총괄 시스템을 말한다. 민관합동조사 결과,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난징(남경)공장에서 초기(2017년 9월∼2019년 7월)에 생산한 일부 제품에서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합선과 화재 발생 가능성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관련 충당금 3866억원을 반영하면서 사상 최악으로 떨어진 지난해 영업이익 정정치를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 전 법인인 LG화학도 지난 4분기에 약 7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첫 전용 전기차를 전 세계에 공개한 터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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