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잘못된 법 고치는 초석 되길”… ‘평택항’ 이선호씨 59일 만에 장례

입력 : 2021-06-20 18:26:27 수정 : 2021-06-20 19:37:2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시민葬 거행… 유족 등 200명 참석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청년 노동자 故 이선호 씨의 시민장에서 아버지 이재훈 씨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경기 평택항에서 작업 중 사고로 숨진 이선호(23)씨 장례식이 사고 59일 만인 지난 19일 치러졌다.

20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김미숙 대표, 정의당 여영국 대표와 심상정 의원,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씨의 장례식이 열렸다.

시민장(葬)으로 치러진 장례식에서 이씨의 아버지는 영정 앞에 국화꽃을 올리며 “잘 가라”는 말만 되뇌었다. 어머니는 기력이 쇠한 듯 눈물만 연신 훔쳤다. 아버지 이재훈씨는 “선호가 떠나고 모든 걸 포기하려는 순간도 있었지만, 2개월 동안 이름도 알지 못하던 분들이 내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시고 추슬러주셨다”면서 “아이의 죽음이 잘못된 법령을 다시 고치는 초석이 됐다는 자부심으로 살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오열하는 부친 지난 19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백병원에서 열린 고 이선호씨 발인식에서 이씨의 아버지 이재훈씨가 고인의 관을 잡고 오열하고 있다. 평택=뉴스1

빈소를 지키던 친구들도 추모사를 통해 “이 땅에 더는 이런 비극이 없었으면 한다”고 울먹였다. 장례를 마친 이씨의 유해는 인근 서호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이씨의 죽음은 고 김용균씨 등에 이어 우리 사회에 다시 숙제를 남겼다는 얘기가 나온다. 철도나 항공처럼 사고 위험이 높은 현장에 의무적으로 배치되는 안전감독관은 아직 항만에 배치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부처에는 항만안전을 전담하는 조직이 없고, 항만사고 예방기준도 갖춰지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15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원청업체인 ‘동방’ 관계자 등 5명을 형사 입건한 상태다.

 

평택=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