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온라인 개학으로 학습공백 해소 … 돌봄 역량 강화는 과제

입력 : 2021-05-24 02:00:00 수정 : 2021-05-23 19:14:1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교육당국, 2020년 코로나 대응 백서 발간
전국 534만명 순차 개학… 방역 성공
실시간 양방향수업 비중 56%로 확대
확진자 등 43만명 수능 무사히 치러

돌봄 전용교실 확대·위탁 운영 제안
학력격차 확대 분석·해결책은 빠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친 지난해 국내 각급 학교의 개학이 수차례 연기됐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미뤄졌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긴급 돌봄’ 등 지난해 사상 초유의 코로나 사태를 맞아 대처했던 과정을 담은 백서를 내놨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심화한 것으로 알려진 교육 양극화 등 개선이 시급한 과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안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0 교육분야 코로나19 대응’ 백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교육당국의 대처과정을 소개했다. 한국교육개발원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이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는 크게 △코로나19 첫 환자 발생 이후(2020년 1월20일~8월22일)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2020년 8월23일~11월18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이후(2020년 11월19일~12월15일)로 나눠 작성됐다. 여기에는 전반적인 대응 체계와 학사 운영, 학교 방역, 온라인 개학, 돌봄 등 11개 영역에서 교육 당국의 대응 과정이 기록됐다.

◆무난한 대응 “K-방역 성과”

연구팀은 가장 큰 성과로 전국 534만명의 초·중·고등학생이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을 통해 전염병 상황에서도 배움을 이어갈 수 있었던 점을 꼽았다. 연구팀은 “원격수업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개학은 한국의 의료시스템 못지않게 K-방역의 성공적인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뿐만 아니라 유사시 등교수업을 대체하는 등 원격수업을 중심으로 한 미래교육 탐색 및 대비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실시간 양방향 수업 비중이 지난해 1학기 전국 학교 중 14.8%에 불과했지만 2학기에는 55.7%로 확대되는 등 원격수업이 대폭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감염병 유행이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자가격리자와 확진자를 포함한 43만여명의 수험생이 지난해 12월3일 수능을 무사히 치러낸 점도 언급됐다.

등교수업 축소로 ‘긴급돌봄’을 시행해 유·초·특수학교에서 중식 등을 제공한 점과 초등학생에게 1인당 20만원의 ‘아동 특별돌봄비’를 지급한 점, 중학생에게 1인당 15만원의 ‘비대면 학습 지원금’을 제공한 점에 대해서는 “촘촘하게 지원하고 평등한 출발선을 보장하는 포용적인 교육”이라고 표현했다.

◆돌봄기능 강화는 과제

연구팀은 긴급돌봄에 과정에서 대응역량 제고라는 과제를 남겼다고 분석했다. 돌봄 수요에 비해 자원이 부족한 것이 문제였다. 연구팀은 돌봄전용 교실을 늘려 교실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돌봄학생의 규모를 학급당 10명 내외로 조정했고 오후 1~5시였던 초등돌봄 교실을 오전 9시~오후 7시로 연장하는 등 정책을 내놨지만, 연구팀은 일반 학급이 돌봄을 겸하는 형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돌봄전용 교실을 늘려 교실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돌봄이 확대되면 교사들의 업무가 늘어나게 되고, 이때 교사들의 업무가 늘어날 수 있다며 지자체가 초등돌봄 교실을 직접 운영하거나 위탁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학력 격차 확대 분석 빠졌다

교육계가 우려했던 부분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이 백서에 담겨 있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 확대와 늘어난 사교육비, 시행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했던 원격수업 시스템 문제 등이 빠졌다.

그동안 교육계에서는 온라인수업 장기화가 학생들의 학력격차를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비대면 교육이 반복, 장기화하면서 학력격차가 벌어졌고, 취약계층의 교육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며 “학력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 차원의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백서에는 학력격차 문제와 관련, “학습격차가 커졌다”는 교사들의 설문조사 결과만 소개한 뒤 분석이 필요하다고만 기록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인천지역 선제적 PCR검사 시범운영 학교인 인천 부평구 진산중학교를 방문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부실한 대안도 눈에 띈다. 백서는 온라인수업의 접속 오류 문제에 대해 “대규모 공적 통합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소개하는 데 그쳤다. 수업의 질 문제에 대해서는 “교사의 수업이 다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다양한 수업 모델을 개발, 제공하고 교사 편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게 전부였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학원은 줄고 인터넷강의와 개인과외는 늘어났다”며 “교육부가 원격수업으로 발생한 부정적인 부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백서는 코로나19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최종백서가 아닌 중간백서 성격을 띠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중간백서를 추가·보완한 종합백서를 집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시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중간백서 발간을 계기로 코로나19 위기에서 찾는 미래 교육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