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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병원 연구팀 “먹는 당뇨병 치료제, 파킨슨병 진행 억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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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30 09:39:51 수정 : 2021-04-30 10: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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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P-4 억제제 복용 시 신경세포 손상 적고 예후 좋은 편”
파킨슨병 진행 억제 약물 미발견 상황서 환자들에게 희소식

 

파킨슨병 환자가 먹는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면 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직까지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 발견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가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정승호 교수 연구팀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가 경구용 혈당강하제(DPP-4 억제제)를 복용하면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이 적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좋은 예후를 보였다고 30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해 손과 발에 경련이 일어나고 보행이 어려워지는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주로 고령자에게 발생한다.

 

파킨슨병은 국내에만 2019년 기준으로 12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해 불과 4년 새 2만여 명 이상의 환자가 늘어난 것이다.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떨림 등 이상 증상은 도파민을 보충하는 약제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완치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는 약물도 없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 697명을 ▲당뇨병이 없는 파킨슨병 환자 558명(A그룹) ▲ DPP-4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은 당뇨병·파킨슨병 환자 85명(B그룹) ▲DPP-4 억제제를 복용한 당뇨병·파킨슨병 환자 54명(C그룹) 등으로 나눈 후 DPP-4 억제제 복용 여부에 따라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 정도를 분석했다.

 

DPP-4 억제제는 국내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이다. 인슐린 분비와 관련된 인크레틴 호르몬의 효과를 높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환자의 혈당을 조절한다.

 

그 결과, C그룹은 A‧B그룹보다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 정도가 유의하게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추적에서도 A‧B그룹보다 환자와 비교해 예후가 좋았다.

 

도파민 약제 용량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비교한 결과, C그룹에서의 약제 용량 증가가 유의하게 적었다. 도파민 약제 용량은 파킨슨병이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파킨슨병이 진행하면서 나타나는 이상 운동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비율 역시 C그룹이 낮았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DPP-4 억제제가 파킨슨병에서 신경세포 소실을 예방해줄 뿐만 아니라 신경을 보호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뚜렷한 효과를 보이는 약물을 발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DPP-4 억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뇌’(Brain)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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