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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이건희 미술품 특별관’ 검토 지시

입력 : 2021-04-30 06:00:00 수정 : 2021-04-29 21: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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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선 송현동·용산 부지 물망
황희 문화장관 “수장고 건립 검토”
김부겸 “문화재 기증과 사면 별개”
이재용 사면론 부상하자 선 그어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점을 국가 미술관 등에 기증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전용 공간에서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내부 회의에서 “(유족들이)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이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별도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정부는 이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내에 새로운 전시공간을 만들거나, 별도 미술관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건희 미술관’ 등 별도 근대미술관 건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술계에서는 벌써부터 서울 송현동 옛 미국대사관 직원숙소터와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이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수장고(박물관 등에 작품이 보관되는 장소)도 부족하고, 이번 기증을 계기로 문화재 기증이 가속할 가능성도 있다”며 “미술관과 수장고 건립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등 상속인들은 지난 28일 ‘정선필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고려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등 이 회장 소장품 2만30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그러나 삼성의 미술품 기증과 이 부회장의 사면은 별개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부겸 총리 후보자는 이날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귀한 문화재를 국민들 품으로 돌려준 데 대해선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사면론은 별개”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사면권을 가진 대통령님이 다른 요인들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 하나를 내놓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당내 반대 목소리도 분출됐다. 박진영 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법적으로 당연히 내야 할 상속세를 내겠다는 게 그렇게 훌륭한 일인가? 왜 삼성 상속세는 세계 1위일까, 삼성보다 매출이 많은 글로벌 기업보다도 삼성 일가의 지분이 많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성어천가에 토할 것 같다”고 했다. 당내에선 대체로 신중한 기류가 엿보인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최근 경제지와 인터뷰에서 “사면 문제를 경제 영역으로만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 사면권은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 해운대구는 이 회장 유족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 산2번지 일대 토지를 기부했다고 이날 밝혔다. 해당 토지는 장산 산림욕장과 장산 계곡이 위치한 임야로, 축구장 5개 크기인 3만8000㎡에 달한다. 송림이 울창하게 자라는 등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있고, 산책로를 비롯해 벤치 등 주민 편의시설이 다수 조성돼 있어 공익적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곽은산, 부산=오성택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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