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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띄워 대어 낚는 손맛 짜릿… “잊지 못해 또 왔어요” [제4회 세계드론낚시랜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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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5 19:12:00 수정 : 2021-04-25 22: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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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회장 이모저모
2020년 2위팀, 상금으로 최신 장비 구비
2019년 대회 우승팀 ‘피드백’ 올해는 쓴맛
이전 대회 강호들 줄줄이 탈락 아쉬움도

드론 관련 기업 직원팀, 4년째 빈손 마감
“드론 낚시는 조종 실력순 아니다” 입증
휴일 방파제 찾은 관람객들 ‘구경 삼매경’
24일 인천 영종도 구읍뱃터에서 열린 제4회 세계드론낚시랜선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드론을 이용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2년째 비대면 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는 70개팀 172명이 참가했으며, 각 지역 대회 장소를 화상으로 연결해 참가자 인터뷰와 낚시 현장 등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영종도=이재문기자

“마음을 비우고 왔지만 쉽지 않네요. 모래사장이라 그런지 오늘 (물고기) 입질도 영 시원찮습니다. (웃음)”

 

2019년 제2회 대회 우승팀 ‘피드백’에게도 드론 바다낚시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2년 전 한강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종료 3분을 남기고 549g짜리 붕어를 건져 올려 극적 우승 드라마를 썼지만, 올해 대회에선 좀처럼 운이 따르지 않았다.

 

2년 만에 충남 당진시 왜목마을해수욕장에서 마주한 류진석(31)·안성택(30)씨는 결국 한 마리도 낚지 못한 채 빈손으로 대회를 마쳤다. 옛 기억을 떠올리며 분투했지만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곳에선 류씨와 안씨를 포함해 12개팀 3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내년 대회에 꼭 다시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

 

24일 인천 영종도 구읍뱃터를 비롯해 5개 대회장에서 70개팀 172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4회 세계드론낚시랜선대회에선 갖가지 이야기꽃이 만발했다. 부자·형제·동료 등 다양한 구성원이 팀을 이뤄 드론낚시의 일합을 겨뤘다. 특히 이전 대회 우승팀과 준우승팀 등 강호들이 물고기를 낚지 못하고 줄줄이 탈락해 아쉬움을 더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750g의 광어를 낚아 2위의 영예를 안은 ‘금오산’팀에게도 이번 경기는 수월치 않았다. 금오산팀은 경기 안산시 대부도 메추리섬 대회장에서 낚싯대를 드리웠지만, 대회 종료 때까지 텅 빈 어망을 바라봐야 했다. 주요 팀원은 이재식(49)·이지호(21) 부자로, 앞선 대회 상금 500만원을 털어 최신 드론 장비까지 마련한 터였다. 이들은 “지난 대회 때 너무 좋은 성적을 거둬, 올해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 “(팀원 간) 끈끈한 관계를 확인해 좋았다”고 말했다.

영종도 구읍뱃터에서 열린 제4회 세계드론낚시랜선대회 참가자들이 드론을 이용해 낚싯줄을 던지고 있다. 영종도=하상윤 기자

지난해 대회 3위를 차지한 알파항공방제단도 예외는 아니었다. 충남 태안반도 민어도 대회장에서 열정을 불태웠으나,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이들은 “세종시에서 오전 5시에 출발해 8시쯤 이곳에 도착했다”며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팀들이 많아 드론낚시대회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론낚시가 드론을 조종하는 실력순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또 다른 사례도 있었다. 드론 방역·방송·안전관리 사회적기업인 ㈜한길비에스 무인항공 방제단은 대표이사를 포함해 직원 3명이 참가했지만 짜릿한 손맛을 보지 못했다. 이들은 1회 대회부터 빠짐없이 참가했는데, 이번 대회까지 한 마리의 물고기도 낚지 못했다고 한다. 나병득(59) 대표는 “(참가대회장인) 왜목마을해수욕장이 모래사장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왔다”면서도 “이렇게 드론을 이용해 낚시를 할 수 있다는 걸 관람객에게 보여줘 기쁘다”고 말했다.

 

같은 왜목마을해수욕장에서 22g짜리 망둥이를 낚은 거성호팀의 정영석(37)·정영재(31)·이상현(38)씨는 드론제조회사에 다니는 드론경력 15년의 형과 낚시경력 13년의 동생, 동생의 직장 동료로 팀을 꾸렸다. 정씨 형제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 함께한 시간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영종도 구읍뱃터에서 제4회 세계드론낚시랜선대회가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다. 영종도=이재문 기자

대부도 메추리섬에선 60대 장년층 2명으로 꾸려진 아담드론팀이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오후 1시33분 131g짜리 노래미를 잡아 일대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친한 형·동생 사이라고 소개한 신동수(64)·안두홍(62)씨는 고기를 건져 올릴 당시에 “낚싯대가 강하게 흔들렸고 순간적으로 줄이 팽팽히 당겨졌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충남 태안반도의 끝자락에 있는 민어도에선 참가를 신청한 11개 팀이 모두 참여했다. 방파제 입구에선 코로나19 감염과 확산방지를 위해 대회관계자들이 열 체크를 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게 했다. 대회 때는 바람이 거세 팀마다 채비를 원하는 지점에 캐스팅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휴일 방파제를 찾은 관람객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참가자들의 드론낚시를 구경했다.

 

당진·태안·안산=오상도·김정모·강승훈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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