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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애의 영화이야기] 재개봉 영화, 과연 얼마나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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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3-13 14:00:00 수정 : 2021-03-12 18: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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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으로 많은 일상이 변했다. 영화 관람도 예외는 아니다.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줄면서, 새 영화의 개봉 일정도 미뤄지거나 취소됐다. 개봉 영화가 줄면서, 더더욱 관객들은 영화관을 찾을 일이 줄었다. 

 

이 모든 게 수치로 확인됐다. 지난 2월 영화진흥위원회는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를 공개했다. 작년 한 해 국내 극장 매출액은 2019년 대비 73.3%가 감소한 5104억 원을 기록했는데, 관객 수로 보면 전년 대비 73.7%가 감소한 5952만 명만이 영화관을 찾았다. 1년에 4회 정도 영화관을 찾던 관객들이 1.15회 찾는데 그쳤다. 

 

관객이 줄고, 개봉할 영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개봉 영화 소식이 꾸준히 들려왔다. 오늘은 그 결과를 좀 살펴보려 한다. 과연 어떤 영화가 외출 자체를 자제하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이끄는 데 성공했을까?

 

 

2020년 가장 흥행한 재개봉 영화는 ‘위대한 쇼맨’(감독 마이클 그레이시, 2017)이었다. 30만여 명을 동원해 2020년 상영 전체 영화 중 39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인셉션’(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2010)이 16만여 명을 동원했고, ‘패왕별희’(감독 천카이거, 1993)는 10만 여명을 동원했다. 코로나19 상황 직전에 재개봉됐던 ‘라라랜드’(감독 데이미언 셔젤, 2016)도 14만 여명을 동원했다. 

 

뒤 이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감독 알폰소 쿠아론, 2004), ‘위플래쉬’(감독 데이미언 셔젤, 2014), ‘화양연화’(감독 왕가위, 2000),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2019) 등의 영화가 4~5만 명의 관객을 영화관으로 이끄는 데 성공했다. 

 

한국영화의 경우, ‘동감’(감독 김정권, 2000)이 5100 여 명을 동원했고, 뒤이어 ‘신세계’(감독 박훈정, 2012), ‘불한당’(감독 변성현, 2016), ‘살인의 추억’(감독 봉준호, 2003), ‘봄날은 간다’(감독 허진호, 2001) 등이 비슷한 수준으로 관객을 영화관으로 이끌었다. 

 

2020년 재개봉작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대비 160.3%가 증가한 201만여 명이었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133.6%가 증가해 146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전체 관객 수 중에 재개봉작 관객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3.4%로 그리 높지 않았지만, 2019년 0.4%였던 것을 고려하면 큰 변화였다. 매출액 비중 역시 전년에 비해 2.5%가 증가한 2.9%를 기록했다.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관객 입장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이미 개봉된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상황도 극복해야한다. IPTV, 디지털 케이블, OTT 등을 통해 합법적으로 손쉽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영화관에 가서 다시 봐야하는 강력한 동기가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영상이나 사운드(음악) 등으로 확실한 차별성이 드러난 영화들이 재개봉되었고, 관객은 반응했다.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4D 로만 재개봉해 5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며 재개봉 영화 흥행 5위를 기록했다.  

 

관객들의 추억도 자극했다. 리마스터링 한 옛 영화들의 재개봉이 줄을 이었다. 흥행 상위를 기록한 ‘패왕별희’, ‘동감’ 뿐만 아니라 ‘늑대와 춤을’(감독 케빈 코스트너, 1990) ‘시네마 천국’(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1988), ‘미션’(감독 롤랑 조페, 1986) 등이 재개봉됐다. 

 

재개봉은 올해에도 이어져 3월 11일 박스오피스 3위는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감독 피터 잭슨, 2001)가 차지했다. 10위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1994)인데, 현재 왕가위 감독의 ‘열혈남아’(1987), ‘아비정전’(1990), ‘타락천사’(1995), ‘해피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2046’(2004) 등도 상영 중이다. 

 

3월11일 상영된 121편의 영화 중 ‘피아노’(감독 제인 캠피온, 1993년),  ‘람보’(감독 테드 코체프, 1982) 등도 보인다. 

 

천만 관객 영화였으나 저작권 문제로 인해 다시보기 힘들었던 ‘태극기 휘날리며’(감독 강제규, 2003)의 리마스터링 버전도 3월 17일 재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한동안 영화 재개봉은 지속될 듯하다. 영화들도 좀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혹 발길을 이끄는 영화는 없는지 둘러보시길! 방역수칙만 잘 지킨다면, 어쩌면 다시는 오지 않을 특별한 기회일지 모른다.

 

송영애 서일대학교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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