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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없이 옵션 비중 높게… 베테랑 FA투수 ‘찬바람’

입력 : 2021-02-16 20:41:51 수정 : 2021-02-16 20: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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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021 FA시장 눈길
유희관, 두산과 연봉 3억 1년 계약
총액 10억 중 인센티브 액수 7억
우규민·차우찬, 비슷한 비율 사인
노장 투수 나이 먹으면 기량 급저하
온정 계약은 옛말… 냉정한 현실
기준 달성 위해 시즌 내내 긴장감
유희관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은 그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계약금과 연봉 그리고 일정 성적이나 기준 이상을 달성할 때 주는 보너스 개념인 인센티브(옵션)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도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계약금이다. 연봉은 계약 연수만큼 나눠서 받는 것이지만 계약금은 목돈으로 한 번에 지급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선수가 연봉보다 계약금 액수를 얼마나 받는가를 더 중요시한다.

그나마 계약금이 적다면 보장 연봉이라도 더 많이 챙기고 싶은 것이 선수의 욕심이다. 인센티브의 경우 보장된 금액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확실한 수입이기 때문이다. 또, 평소 실력이면 충분히 받을 만한 옵션으로 구단과 합의했다고 해도 부상 등의 돌발변수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2021 FA 시장에서 베테랑 투수들에게는 계약금도 없고, 보장 연봉보다 인센티브가 더 많은 계약이 대세여서 눈길을 끈다. 두산은 16일 좌완 유희관(35)과 계약기간 1년에 계약금 없이 연봉 3억원, 인센티브 7억원 등 총 1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우규민(36)은 삼성과 역시 계약금 없이 1+1년 연봉 2억원 인센티브 6억원 등 총액 10억원에 사인했고, LG 차우찬(34)도 2년에 계약금 없이 연봉 3억원, 인센티브 14억원 등 총액 20억원에 합의했다. 유희관과 차우찬의 인센티브 비중이 총액의 70%, 우규민은 60%나 된다.

특히 차우찬과 유희관은 스프링캠프가 시작한 뒤에 사인을 마칠 만큼 구단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아무래도 계약금과 보장 연봉보다 높은 인센티브가 조기 타협의 걸림돌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차우찬과 계약을 마친 차명석 LG 단장은 “건강한 차우찬이라면 모든 인센티브를 다 받아갈 수 있는 조건이다”라고 말했지만, 차우찬은 “양현종 정도는 던져야 다 받을 수 있는 금액”이라고 온도 차가 큰 발언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우규민(왼쪽), 차우찬

사실 야구에서 투수는 소모품이라는 말이 있다. 야수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나이를 먹으면 힘과 스피드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투수의 경우 구속 저하 등 기량 하락 속도가 아무래도 빠를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냉정한 구단의 평가까지 더해지면서 베테랑 FA 투수들은 차가운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는 과거의 공로 등을 인정해 온정적인 계약이 많았다면 최근 구단들은 과거 활약은 이미 많은 연봉으로 보상받았기에 FA 가치는 미래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 분명해진 것이다. 그나마 우규민과 차우찬은 4년 전 각각 총액 65억원과 95억원이라는 FA 대박을 터뜨린 뒤 이번이 두 번째 FA 행사이지만 유희관의 경우 첫 FA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계약이다.

그래서 FA 계약을 마친 베테랑 투수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새 시즌을 맞이하기보다는 인센티브 기준 달성을 위해 시즌 내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숙제까지 떠안았다. 이제 FA를 앞둔 베테랑 투수들은 확실한 장점과 무기가 없다면 이런 현실과 마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유희관의 계약으로 투수 이용찬이 이번 FA 시장의 유일한 미계약 선수로 남게 됐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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