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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떠나며 “반드시 복귀한다”… 트럼프 앞날은 어떻게 될까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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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06 17:00:00 수정 : 2021-02-07 14: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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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선동’ 상원 탄핵심판 불발 전망에 신당 창당설 ‘솔솔’
탄핵 성공 하려면 공화 반란표 17표 필요
“퇴임후 심판 부적절” VS “대선 사기” 이견
상원 판단 앞두고 변호인단 전원 물러나
가결 현실적으로 힘들고 위헌 논란까지

트럼프, 퇴임 이후에도 지지율 ‘콘크리트’
거기에다 공화당내 뚜렷한 스타급 없어
2024년 차기 대선 유력 주자로 까지 거론
신당 출현 땐 공화당 정권 창출 난망 우려
공화당 지도부 트럼프 달래기로 돌아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보름이 지났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거취에 대한 미 정치권 관심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미 역사상 하원에서 두 번이나 탄핵된 첫 대통령으로, 의회 난입 사태를 부추겼다는 내란 선동에 대한 상원 탄핵심판을 남겨둔 때문이다. 여기에 퇴임 이후에도 지지율이 견고하다 보니 ‘트럼프당(黨)’ 창당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내 뚜렷한 ‘스타’가 없다는 점에서는 벌써부터 2024년 차기 대선 주자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날 백악관을 떠나며 트럼프가 언급한 “어떤 식으로든 돌아오겠다”는 고별 연설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될까.

◆상원 판단 앞두고 변호인단 사퇴… 두 번째 탄핵심판 결과는?

4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에 대한 상원 탄핵심판 개시를 일주일여 앞두고 변호인단 5명이 모두 사임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탄핵심판 변호인단을 이끌어 온 부치 바워즈 변호사와 연방검사 출신인 데버라 바르비에 변호사 외에 조니 개서, 그레그 해리스, 조시 하워드 변호사 등이 탄핵심판 대응 법률팀을 떠났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판이 지난 1월 21일(현지시간) 본격 시작된 가운데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제기한 탄핵 심판 진행 관련 수정안이 낭독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이들이 전원 사퇴한 배경은 트럼프와의 이견 때문이다.

법률팀은 ‘대통령 퇴임 후 탄핵심판에 회부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실효가 없어 타당하지 않다’는 논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트럼프는 ‘대선 사기’ 주장을 계속 이어가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탄핵소추안은 지난달 13일 하원에서 가결됐고, 오는 9일부터 상원에서 본격적인 심판이 개시될 예정이다. 상원에서 탄핵안이 의결되려면 재적의원 100명의 3분의 2인 67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민주·공화당이 50명씩 양분한 상황이라 공화당 상원의원 17명의 이탈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상원 탄핵심판은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많다. 앞서 지난달 26일 이번 탄핵심판의 적법성을 따지는 상원 투표에서 합헌 55표 대 위헌 45표로 심판 절차는 그대로 진행되게 됐다.

그러나 탄핵심판 결과의 가늠자로 볼 수 있는 공화당 쪽 이탈자가 5명에 그쳤다. 이들은 밋 롬니, 밴 세스, 수전 콜린스, 리사 머카우스키, 팻 투미 상원의원 등 당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들이다.

‘퇴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위헌’이라는 논리에 상원의원 상당수가 동조한 것이다. 이번 절차 표결을 주도한 랜드 폴 상원의원은 “탄핵은 직에서 끌어내리는 것인데 피고인은 이미 직을 떠났다”고 주장했고, 적법성 투표 직후 “탄핵심판은 ‘도착 직후 사망’”이라고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5명을 제외한 전체 공화당 상원의원이 트럼프를 지원했다”며 “상원의 탄핵 절차는 트럼프의 무죄 판결로 끝날 것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 언론은 “탄핵심판이 며칠 안 남은 상황에 새 변호인단을 꾸리기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새 법률팀이 구성된 후에도 트럼프가 대선 사기 입장을 고수하는 경우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탄핵안’ 송부 위해 상원 향하는 미 하원 소추위원들. AP연합뉴스

◆‘트럼프당’의 실체, 공화당과의 상관관계는?

트럼프 퇴임 무렵 ‘신당 창당설’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퇴임을 며칠 앞두고 측근들과 신당 창당을 논의했다면서 신당 명칭은 ‘애국당’(패트리엇 파티)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대변인인 제이슨 밀러가 “우리는 애국당이든 뭐든 신당 창당 움직임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트럼프가 퇴임 후 거주하고 있는 플로리다주와 지지세가 특히 강한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등에서 신당 창당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지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는 “샌안토니오 기반의 ‘마가 패트리엇 전국위원회’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 지역 신문들도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 막내딸 티파니 등 트럼프 가족들이 속속 플로리다로 이주하거나 계획하고 있다”며 “트럼프에 우호적인 보수 논객과 언론인, 전직 각료 등도 플로리다에 ‘트럼프 왕국’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당에 가장 민감한 것은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이다.

지난달 6일 미국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가 의사당 중앙의 로툰다 홀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깃발을 들고 소리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화당 내 중도파인 톰 콜 하원의원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40년간 공화당 정치에 관여해왔다”며 “트럼프 집권 후 공화당이 직면한 위기는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에 닥친 것보다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의회 난입 사태와 대선 불복 시도 등을 계기로 당내에서 트럼프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며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원의 트럼프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공화당 의원 10명이 찬성한 게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 내 지지 기반이 확고한 트럼프가 새 당을 만든다면 공화당의 분열은 확산하고 정권 창출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 언론은 양당 정치가 굳어진 미국에서 제3당은 선거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다며 특히 창당에는 엄청난 자금과 시간이 투입된다고 지적했다.

 

◆2022년과 2024년, 트럼프 부활 가능성은?

WP 등은 “트럼프 퇴임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굳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당 창당 가능성이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내다봤다.

최근 CNN·SSRS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역대 가장 낮은 34%였다. 공화당 내 지지율도 80%로 대선 직전 94%에 비해 추락했다. 하지만 해리 투르먼, 리처드 닉슨, 조지 W 부시 등 공화당 대통령들은 퇴임 무렵 당내 지지율은 40% 이하였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75% 이상의 지지율에도 재선에 실패한 경우는 전무후무하다. 재선에 나선 대통령들은 대부분 당내에서 60%대 지지율을 얻기도 버거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AFP연합뉴스

입소스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자의 57%가 ‘2024년 트럼프의 대선 출마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 중 37%는 ‘강력히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해서는 미국인의 65%가 ‘트럼프 책임’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자는 23%만 트럼프에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책임이 거의 없다’(20%)거나 ‘아예 없다’(56%)고 답한 이도 많다. CNN은 “2024년은 아직 먼 얘기지만 트럼프가 아직도 역대 대통령들에 비해 지지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예상과 달리 트럼프의 인기가 쉬 수그러들지 않자 공화당 지도부의 태도가 급변했고, 결국 트럼프 달래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앞서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는 의회 난입 사태 직후 트럼프에게 폭력사태 책임을 돌렸다. 매코널 대표는 특히 상원 표결에서 유죄 판결을 내릴 용의가 있다는 신호까지 보냈다.

 

하지만 최근 두 사람 모두 트럼프한테 ‘러브콜’을 보내고 나섰다. 맥카시 대표는 지난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 그와 회동했다. 트럼프 측 리더십팩(PAC·정치활동위원회) ‘세이브 아메리카’는 “트럼프의 인기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트럼프는 공화당의 하원 탈환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코널 대표도 지난주 상원 탄핵심판 절차 투표에서 위헌 쪽에 손을 들면서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지도부의 변화에 대해 “트럼프가 제3당을 만들면 공화당 표가 분열되고 결국 2022년 선거에서 의회 재탈환은 불가능해지며 2024년 대선 결과도 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내에도 트럼프의 공직 진출을 막자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도 쏙 들어갔다. 내란, 반란에 관여한 이가 공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한 수정헌법 14조 3항을 적용해 트럼프의 대선 재출마를 막을 순 있지만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탄핵보다 더 엄격한 탓이다.

지난달 반란 선동 혐의로 탄핵소추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텍사스주 알라모의 국경 장벽을 찾아 연설하던 도중 주먹을 불끈 움켜쥔 모습. AP연합뉴스

결국 트럼프는 두 번째 상원 탄핵심판도 무사히 넘긴 뒤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해 대선이 끝난 뒤 모금한 2억달러(약 2200억원)가량을 퇴임 이후의 정치활동에 쓸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장녀 이방카의 2022년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출마설이 나오고,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재출마가 최종 목표라고도 한다.

뉴욕매거진의 정치분석가 에드 킬고어는 “공화당은 닉슨의 워터게이트보다 트럼프 스캔들로 더 회복하기 어려운 곤경에 처할 수 있다”며 “트럼프의 지속적 인기와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지도자가 당에 없다는 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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