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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국에 수출된 ‘너목보’ 이렇게 잘될 줄 몰랐는데… Mnet판 전국노래자랑 꿈꿔”

입력 : 2021-01-27 08:00:00 수정 : 2021-01-27 10: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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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8 맞는 ‘너의 목소리가 보여’ 이선영 CP
출연자 외모·립싱크를 보고
음치와 실력자 맞히는 방송
동남아·美·유럽에 ‘포맷수출’
방송국의 효자 프로그램 돼
음치 섭외보다 더 어려운건
포커페이스 유지 연기 지도
다양한 사연·캐릭터로 흥행
실력자 황치열·설하윤 발굴
여덟 번째 시즌을 맞은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이선영 CP는 “실력자든 음치든 무대에 선 출연자들은 모두 행복해한다”며 “너목보가 Mnet판 전국노래자랑 같은 프로그램이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Mnet 제공

“음치 섭외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에요. 다만 그 음치가 외모는 잘 부를 것처럼 보여야 하고, 패널들 공격에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도록 연기해야 한다는 게 어려운 거죠. 솔직히 보통 음치는 딱 봐도 ‘아, 음치다’ 생각 들게 생겼어요.(웃음)”

출연자의 외모와 립싱크를 보고 음치와 실력자를 맞추는 프로그램, Mnet의 ‘너의 목소리가 보여(너목보)’가 여덟 번째 시즌을 맞았다. 오는 29일 첫 방송을 앞둔 너목보의 이선영 CP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너목보가 이렇게 잘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2015년 첫 방송 당시만 해도 실력자냐 음치냐를 맞히는 단순한 구조의 프로그램이 과연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7년이 지난 지금, 결론은 ‘대박’이다. 국내 흥행뿐 아니다. 너목보는 총 15개국에 수출됐다. 말레이시아, 불가리아, 인도네시아, 중국,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독일, 루마니아, 네덜란드, 미국에서 방영됐고, 올해는 영국, 스페인, 핀란드, 러시아TV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다. 국내 방송사의 프로그램 판매는 대부분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 편중됐는데, 너목보는 아시아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에는 꽤나 인색한 서구권에서도 흥행기록을 세웠다. 판매 형식도 만들어진 완성작을 파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의 큰 뼈대를 가져다가 현지 방송사에서 자체 제작하는 ‘포맷수출’이다. 구매하는 방송사의 여력에 따라서 벌어들일 수익이 훌쩍 뛸 수 있는, 방송국의 ‘효자 프로그램’이다.

“2015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세계최대 방송콘텐츠 전문시장인 밉(MIP)에서 주최 측 선정 ‘신선한 프로그램’에 포함돼 수출이 한결 쉬웠어요. 그때 수출했던 태국, 필리핀은 200회가 넘어요. 원조인 우리보다도 더 많이 방송했죠.”

다양한 나라에 수출된 만큼 방송 환경이나 문화적인 차이로 약간의 변형이 된 경우도 있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서구에서 좋아하는 ‘퀴즈쇼’ 요소가 가미되고 상금도 대폭 올랐다. 음치가 끝까지 살아남으면 500만원을 받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일반인이 나와서 마지막 실력자를 맞히면 상금이 1억원에 달한다.

미국에서 제작된 ‘너목보’ 방송 화면. FOX제공

각국의 문화 차이에도 모든 나라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이 CP는 출연자들이 가진 사연과 캐릭터를 가장 큰 힘으로 꼽았다. 너목보를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음악을 접으려 했다는 실력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음악의 열정을 이어간 30대, 장애에도 청량하고 힘있는 고음으로 버스킹 무대를 사로잡는 여성 등 다양한 사연이 너목보의 매력이라는 것이다.

“실력자든 음치든 무대에 선 출연자들은 모두 행복해해요. 음치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놀라운 음색을 들려주거나, 실력자로 생각했던 사람이 음치로 판정날 때 관객들의 반응이 좋거든요.”

그렇게 한류스타 황치열을 비롯해 설하윤, 정소리 등이 모두 이 무대에서 그토록 바라던 빛을 봤다.

이 CP는 여기에 추리 과정에 음치의 목소리를 삽입하거나, 진짜 주인공의 모습을 대조하는 등 새로운 장치를 시즌마다 추가해 시청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양념’을 가미한다. 그리고 음치가 촬영이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은 ‘전담 작가’들의 몫이다.

“너목보는 작가들이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많아요. 출연자마다 전담작가들이 따로 있기 때문이에요.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작가가 자신이 담당하는 출연자의 긴장감을 잡아주는 거죠. 미국 방송에 EP(Executive Producer)로 참여했을 때 규모나 시스템에 감탄했는데, 전담작가제는 확실히 우리가 더 뛰어나요. 노하우가 다른 거죠.(웃음)”

탄생부터 7년간을 함께 한 프로그램, 이 CP에게 너목보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남기를 바라는지를 물었다. 잠시 생각한 그의 대답은 너목보의 정체성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첫 시작 당시에는 슈퍼스타K 등 오디션 열풍 끝자락이었어요. 너목보는 그런 치열한 경쟁 말고 그냥 재미있는 음악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죠. 이제는 그냥 Mnet판 전국노래자랑 같은 프로그램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양한 장르의 사람들이 나올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요.”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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