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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공공재개발… 아직 넘어야 할 산 많다

입력 : 2021-01-22 06:00:00 수정 : 2021-01-21 1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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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후보지 8곳 성공할 수 있을까
용적률 확대·분상제 예외 등 혜택
기대감 커지며 매수 문의는 급증세

역세권 입지에도 10년 넘게 표류
복잡한 이해관계 얽혀 사업 변수로
상가 보상도 난제… 실행까지 먼 길
최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2구역(왼쪽 사진)과 영등포구 양평14구역의 모습. 연합뉴스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동네가 계속 정체된 모습이었는데, 이번 공공재개발이 성공할 수 있도록 조합원 설득 노력을 다하겠다.”(이진식 흑석2구역 추진위원장)

정부가 최근 시범사업 후보지 8곳을 발표하는 등 서울 도심 주택공급 방안의 한 축인 공공재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후보지로 선정된 일부 지역은 벌써부터 매수 문의가 급증하는 등 개발 호재를 누리고 있지만, 사업이 추진되기까지는 여러 차례 큰 산을 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공공재개발은 민간이 꾸린 조합 중심으로 진행되는 기존 재개발과 달리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이 시행자로 함께 참여하는 정비사업 방식이다. 용적률을 법정 한도의 120%까지 허용해주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20∼50%는 기부채납해야 한다. 인허가 절차가 대폭 축소되고, 분양가상한제 적용도 피해 가는 등 재개발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한 다양한 혜택도 주어진다. 사업비 조달이 어려운 경우에는 주택도시기금에서 저리로 융자받을 수 있고, 원주민들이 사업 이후에도 살던 지역에 정착하기 위한 대출금도 지원될 예정이다.

재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부 후보지는 매수 문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흑석2구역 내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 나온 게 있는지 알아보는 연락이 꾸준히 오긴 하지만, 이미 지난해 거래가 꽤 되면서 남은 매물은 거의 없다”며 “바로 투자하겠다는 의도보다는 주변 시세를 확인하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공공재개발 후보지나 인근 지역에 대한 향후 투자 가치를 묻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서울에 전세로 살고 있다는 30대는 “공공재개발 발표가 나기 전부터 양평13·14구역의 빌라를 매입하려고 계속 알아봤는데 매물이 없다”며 “차선책으로 인근의 당산동이나 문래동의 소형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은 어떨지 계속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공재개발 성사 여부와 주택공급 실효성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에 지정된 후보지 8곳은 서울의 역세권에 위치함에도 10년 넘게 재개발 사업이 표류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만큼 사업 추진을 둘러싼 지역 구성원들의 입장차가 분명한 상황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적률이 올라갈수록 임대주택 물량도 늘어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조합원들은 사업성을 의심하게 된다”면서 “분담금에 부담을 느낀 조합원들이 반대하면 다시 사업 속도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상가 세입자들의 경우 역세권 입지 등을 감안해 권리금을 내고 영업을 하는 비율이 높아서 이들에 대한 보상 문제도 걸림돌이다. 공공재개발의 법적 근거가 담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입법 과정에서 공공재개발 인센티브 등이 축소·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공공재개발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는 경우에도 시세 차익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정비구역의 투기거래 분위기가 감지되면, 곧바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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