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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을 따서”… 추억을 소환하다

입력 : 2021-01-11 19:51:32 수정 : 2021-01-11 19: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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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가수 경서 ‘돌풍’
11년 전 싸이월드 플랫폼서 인기몰이
당시를 보낸 20·30·40대 특별한 추억
음원차트 이어 인기가요도 선두 달려
경서 “불러주고 싶고 또 듣고 싶은 곡”
메신저 ‘버디버디’를 이용한 ‘밤하늘의 별을’ 홍보 이미지.

 

‘밤하늘의 별을 따서 너에게 줄래/ 너는 내가 사랑하니까 더 소중하니까/ 오직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외치고 싶어/ 그저 내 곁에만 있어줘 떠나지 말아줘.’


귓가에 아른거리는 노랫소리. 언제 들었는지 모르지만, 익숙한 멜로디. 저절로 따라 흥얼거리게 되는 ‘밤하늘의 별을 따서…’란 가사다. 노래 제목은 ‘밤하늘의 별을’이다. 2010년 2월에 발매된 곡으로, 당시 ‘싸이월드’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발매 이후 싸이월드 BGM차트 12주 연속 1위와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이 노래는 당시를 보낸 20∼30대, 또는 40대에게 특별하다. ‘추억’ 그 자체다. 그래서 가끔 이 노랫말이 들리면 2010년, 당시를 회상하곤 한다. 그런 노래가 11년이 지난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2010년 ‘밤하늘의 별을’이 아니다. ‘경서’라는 신인가수가 다시 부른 2020년 버전이다.

원곡은 양정승의 노래로, KCM과 노누(No Noo)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반면 경서의 ‘밤하늘의 별을’은 경서가 혼자 불렀다. 가사도 일부 수정했다. 멜로디도 바뀌었다. 다른 노래이지만 노래를 듣는 사람들에게 그때 그 감정,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면서 경서의 ‘밤하늘의 별을’은 온라인에서 잔잔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1일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에 따르면 경서의 ‘밤하늘의 별을’은 지난해 11월 16일부터 22일까지 주간 차트에 24위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경서는 해당 노래를 11월 14일 공개했다. 가수 데뷔곡이었다.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가 아니고 인지도가 있던 가수도 아닌데 데뷔곡이 24위를 차지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게다가 당시 차트에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인기 아이돌 가수는 물론이고 임창정, 장범준 등 음원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던 가수까지 즐비했던 상태. 경서의 24위 진입은 충격이었다. 업계 내부에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 돌풍은 짧게 불다 그치지 않았다. 같은 달 23∼29일 주간 차트에서 10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어 8위(11월30∼12월6일), 6위(12월7일∼13일), 3위(12월14일∼27위)까지 꾸준히 순위가 상승했다. 12월 28일부터 1월 3일 주간 차트에선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래퍼 미란이의 VVS로, Mnet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 미 더 머니 9(Show Me The Money 9)’를 통해 알려진 노래다.

반면 경서는 방송 출연도 전무하고, 콘서트 등 행사도 진행한 바 없다. 그럼에도 경서는 지난 10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장범준, 에스파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밤하늘의 별을’이 이처럼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서 언급한 ‘추억’과 깊은 연관이 있다. 경서의 이번 노래는 소속사 꿈의 엔진이 진행 중인 ‘싸이월드 감성 프로젝트’ 중 첫 번째 작품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싸이월드 배경음악들을 요즘 추세에 맞춰 편곡해 청취자의 추억을 불러일으키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밤하늘의 별을’ 원곡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양정승이 직접 참여했다. 양정승은 “경서 목소리와 솔로 버전에 맞춰 멜로디를 수정했다”며 “특히 부르기 편하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소속사는 SNS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추억 소환’이라는 프로젝트 취지에 걸맞게 싸이월드스러운 방법을 사용했다.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 화면과 당시 국민 메신저인 버디버디 대화창 화면을 재현한 이미지를 공개했다.

앨범 재킷 사진도 신경을 썼다. 사진에는 검은색 긴 머리에 흰색 반소매 교복을 입고 있는 소녀가 무릎을 살짝 굽힌 상태에서 카메라를 위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 주인공은 일반인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찾았다. 소속사 관계자는 “그 사진을 보는 순간 그때 그 시절 우리가 싸이월드에 올렸던 중·고등학생 때의 사진을 보는 듯했다”며 “직접 모델과 사진작가에게 연락해 사진에 대한 사용처를 설명하고 허락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접근은 SNS에서 당장 반응이 나타났다. 소속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에 게재된 ‘밤하늘의 별을’ 게시물은 100만건 이상 조회 수를 기록했다. 유튜브에 다수의 커버(따라부르기) 영상이 게재됐다. 틱톡에서 개인 유저들이 올린 ‘밤하늘의 별을’ 관련 영상은 3만개 이상 게재됐으며, 700만개 이상의 관련 해시태그가 달렸다. 가온차트 최신 주간(2021년 1주차) 통화연결음 차트와 벨소리 차트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기록 중이다.

가수 경서가 11년 전 싸이월드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밤하늘의 별을’을 리메이크해 부른 노래가 지난해 연말부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각종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이어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꿈의엔진 제공

물론 경서 자체 매력도 한몫했다. 경서는 지난해 채널A 음악 경연 프로그램 ‘보컬플레이 : 캠퍼스 뮤직 올림피아드’에 출연해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자다. 이미 검증받은 노래 실력에 청량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밤하늘의 별을’을 만나면서 빛을 발한 것이다.

경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마음고생이 심한 가운데 아름다웠던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며 “쉽고 편안한 멜로디와 아름답고 순수한 가사로 가득한 ‘밤하늘의 별을’은 누군가에게 불러주고 싶고 또 듣고 싶은 곡”이라고 말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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