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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19 사안 은폐·초기 대응 실패”… 내부보고서 공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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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01 13:19:46 수정 : 2020-12-01 14: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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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후베이성 질병통제예방센터 내부 보고서 입수
우한 발생 초기 확진자 수 공식 발표보다 두 배 많아.
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23.3일 걸려… 통제 불가
지난해 12월 후베이성에서 독감 환자 20배 이상 늘어
우한 인근 이창에서 독감 급증해 코로나19 새 발생지 가능성도
홍콩 거리에서 마스크 대신 물병을 쓴 한 시민의 모습. 홍콩=AFP연합뉴스 

중국이 코로나19 발발 이후 ‘시의 적절하고 개방적이며 투명한 방식’으로 관련 정보를 공개해왔다고 밝힌 것과 달리, 대부분 사안을 사실상 은폐했고,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내부 보고서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1일 CNN은 후베이성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작성한 117 페이지의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중국 당국이 2019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보수적 관료주의와 부실한 의료시스템 등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단계에 명백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 표지엔 ‘내부 문서, 기밀로 유지하십시오’라고 명기돼 있었다. 12월 1일은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중국 정부 발표서 확진자, 사망자 수 축소 의혹 

 

코로나19의 우한 초기 발생 시기인 지난 2월10일 기준 중국 당국은 2478건의 새로운 확진 사례가 나타났다고 발표했지만, 내부 보고서에선 5918건의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공식 발표한 수치보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또 후베이성 진단 분류 기준을 보면 ‘확진 사례’ 2345건, ‘임상 진단’ 1772건, ‘의심 사례’ 1796건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수에 있어서도 지난 3월 7일 기준 후베이성 발병 시작 이후 총 사망자 수는 2986명이지만 내부 보고서에는 확인된 사망 2675명, ‘임상 진단’ 사망 647명, ‘의심 사례’ 사망 126명 등 3456명으로 기록돼 있었다.

 

후베이성 연구실은 2월 초까지 하루에 1만명 정도를 검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는데, 이를 초과하는 검사에 대처하기 위해 CT스캔과 같은 다른 임상 진단을 동원했고, 이에 내부적으로 ‘임상 진단’이란 분류를 만들었다. 이 ‘임상 진단’ 사례는 2월 중순이 돼서야 확진자 수에 포함됐다. 후베이성 CDC는 당시 인력 예산이 연간 목표보다 29% 부족한 등 운영 자금이 없는 상황이었고, 코로나19가 발생후 4개월이 지난 후에도 계속 문제로 지적됐다.

 

밴더빌트 대학의 전염병 교수 윌리엄 샤프너는 “중국의 접근 방식이 보수적이며 중국 관리들은 실제로 전염병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 같다”며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포함하면 분명히 발병 규모가 확대됐을 것이며, 감염의 성격과 크기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지난 2월 5일 컨벤션 센터를 개조한 우한의 임시 병원에 수용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진단까지 23.3일 걸려… 감염병 보고 시스템도 먹통

 

후베이성 당국은 최초 발병 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처리한다고 발표했지만, 결함 있는 테스트 및 보고 메커니즘에 의존하고 있었던 상황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3월초까지 전염병 진단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은 23.3일이었다. 사실상 질병을 모니터링하고 통제할 수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보고서에선 지난 3월 7일 이후 시스템이 개선돼 그날 진단된 새로운 확진 사례의 80% 이상이 같은 날 진단자로 기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후 설치한 ‘중국 전염병 직접보고 시스템’ 역시 먹통이었다. 사스 발생 후 지역 병원과 CDC가 중앙관리시스템에 감염성 질병을 직접 보고할 수 있게 설치된 ‘중국 전염병 직접보고 시스템’은 로그인 자체가 잘 안될 정도로 시스템이 엉망이었고, 관료적 절차상의 한계로 신속한 데이터 기록 및 수집이 방해를 받았다. 데이터가 전국의 CDC 및 관련 보건 부서와 즉시 공유됐다면, 다른 지역에서 대책을 미리 세울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여객선에서 내리는 모습. 우한=AFP연합뉴스

◆후베이성 독감환자 20배 증가… 이창, 발생지 가능성도

 

후베이성에서 지난해 12월2일부터 한 주간 발생한 인플루엔자 환자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59%인 20배 이상 증가한 내용도 처음으로 드러났다.

 

우한에선 2032건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했고, 특히 인근 도시 이창(6135건), 셴닝(2148건)에서는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증가한 인플루엔자 사례가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것을 직접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위험한 바이러스를 찾는 일을 힘들게 만드는 등 의도치 않게 코로나19 조기 확산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순 우한의 화난 수산물 시장을 진원지라고 밝혔지만, 의학저널 ‘란셋’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12월 1일 환자가 발생했고, 그 달에 감염된 41명 중 3분의 1은 시장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우한에서 320㎞ 떨어진 이창이 우한보다 거의 3배나 많은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했는데,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생한 지역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중국 외교부, 국가 보건위원회, 지방 CDC를 감독하는 후베이 보건위원회에 연락해 문서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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