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내주고도 탄탄한 수비력 과시
상대 공격진 13개의 슈팅 무위로 돌려
토트넘은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초반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다. 손흥민(28)-해리 케인(27) 공격 콤비가 주도하는 확실한 공격력에 조제 모리뉴 감독이 수비력까지 끌어올리며 리그 초반 선두권에서 우승 레이스를 주도하는 중이다. 그만큼 경쟁팀들의 견제도 더 강력해졌다. 예전 같았으면 공격으로 맞불을 놨을 만한 팀들도 이제는 토트넘 공격라인을 경계해 이들에 대한 집중마크를 최우선 전술로 해 경기를 풀어내곤 한다.
30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 토트넘의 2020~2021시즌 EPL 10라운드 경기가 이런 양상으로 치러졌다. 이날 토트넘은 손흥민과 케인 콤비에 스티븐 베르바인(23)까지 조합한 공격 삼각편대를 내세웠고, 첼시는 이 중 손흥민과 케인에게 집중마크를 펼쳤다. 두 선수에게 볼 터치가 이루어지면 곧바로 2명 이상의 수비수가 따라붙어 압박을 펼친 것. 이에 케인이 슈팅 1개, 손흥민은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두 선수는 제대로 된 공격적 움직임을 거의 가져가지 못했다.
대신 두 선수는 연계를 통해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집중했지만, 아쉽게도 동료들이 이를 살려내지 못했다. 손흥민, 케인이 막혔을 때 이를 뚫어줄 제3의 공격 무기가 토트넘에 절실함을 보여주는 경기였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47분 교체돼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시즌 9골로 5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에 한 골 남겨놓고 있는 그는 목표 달성을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다만, 아쉬운 공격에도 토트넘에도 성과는 있었다. 공격이 막히며 경기 내내 첼시에 주도권을 내줬음에도 끝내 실점하지 않고 0-0으로 경기를 끝냈다. 당초 토트넘은 주전 수비수 얀 베르통언(33·벤피카)의 이적과 토비 알더르베이럴트(31)의 노쇠화 등으로 시즌 시작 전 수비가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오히려 모리뉴 감독의 지도력 속에 오히려 가장 탄탄한 수비를 가진 팀으로 거듭났다. 이날도 첼시 공격진의 13개의 슈팅을 무위로 돌리며 9골로 리그 최소실점 1위 자리를 지켰다. 또 승점 1점을 추가해 리그 선두로도 복귀했다. 6승 3무 1패로 승점 21점(골득실+12)을 쌓은 토트넘은 전날 브라이턴과 1-1로 비긴 리버풀(승점 21·골득실+5)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선두가 됐다. 첼시는 3위(승점 19)에 자리했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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