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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로서 내가 살아온 삶을 생각하면 약탈자들로부터 내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 상대의 거짓말을 간파하는 방법, 음흉한 사람들보다 한 수 앞서 나가는 방법을 배운 시간이기도 하다.” 8년간 수감생활을 한 미국 마피아 출신 작가 루이스 페란테가 저서 ‘마피아의 실전 경영학’에서 한 말이다. 총기 살인과 마약 유통, 성매매…. 마피아 하면 어둡고 음습한 이미지가 떠오르고 실제로도 악행을 일삼지만 의외로 배울 점이 있다는 게 페란테의 주장이다. 마피아 세계도 신의를 중시하고, 이익을 위해 수익성을 검토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부하들의 충성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맨이 지켜야 할 덕목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마피아는 돈이 된다면 정치권이나 경찰과도 손을 잡는다. 일례로 도박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선 관광객 상대 범죄가 거의 없다. 마피아에게 ‘피의 보복’을 당하기 때문이다. 도박장을 운영하는 마피아가 관광산업을 지키려고 치안에 앞장선 것이다. 2001년 9·11테러 직후에는 경제를 되살리자는 뉴욕시장의 호소에 호응해 관광객 상대 범죄를 하지 말자고 담합한 일도 있다.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마피아처럼 생각하라”는 비즈니스위크지 서평은 과한 측면이 있지만 수긍할 대목이 없지 않다.

최근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20, 30대 조폭의 상당수가 MS-13(마라 살바트루차) 조직원이다. MS-13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내전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엘살바도르 전쟁고아들에 의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결성됐다. 이후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북중미 지역의 다국적 범죄조직으로 세를 키웠다. 미국이 MS-13 조직원 등 불법 이민자를 추방한 것이 한몫했다.

현재 미국 내 1만명을 비롯해 전체 조직원이 3만명을 넘을 만큼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범행의 잔혹성으로 악명을 떨친다. 입단 신고식 때는 26차례의 야구 방망이질을 견뎌야 한다. 얼굴 등에 악마 뿔 모양이나 고딕풍의 MS-13 글씨를 문신하는 게 특징이다. MS-13은 미국 법무부의 소탕 1순위 범죄집단으로 성장했다. 마피아에다 MS-13 까지. 미국인의 치안 불안감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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