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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생전 공개석상서 딱 두번 눈물 보였다

, 이건희 별세

입력 : 2020-10-25 19:53:22 수정 : 2020-10-25 22: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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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유치 확정 순간 글썽
재판중 삼성전자 언급하며 오열
“천재 한명이 수십만 먹여살려”
유별난 인재 사랑 널리 알려져
감격의 눈물 2011년 7월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가 확정되자 이건희 회장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두 차례 눈물을 보였다. 한 번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재판을 받던 때, 다른 한 번은 속죄의 뜻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됐을 때다. 가장 감정이 북받친 나락과 환희의 순간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2008년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기소됐다. 그해 7월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여섯번째 재판에서 판사와의 문답이다.

 

“계열사 중에 특별히 중요한 회사가 있나요.”(판사)

 

“전자와 생명입니다.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제품 중 11개가 세계 1위인데 1위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런 회사를 만들려면 10년, 20년 갖고는 안 됩니다.”(이 회장)

 

이 회장은 목이 메였고 눈물을 흘렀다. 이듬해 이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았다. 글로벌 삼성에는 그림자도 짙게 드려졌다.

지난 2011년 7월 6일 남아공 더반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인사하는 이건희 회장. 연합뉴스

이 회장이 속죄할 기회는 올림픽과 함께 찾아왔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온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2차례 실패한 후였다. 재계와 체육계는 이 회장 도움을 받자고 제안했고, 정부는 2009년 12월 이 회장을 단독 사면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10년 넘게 활동해온 영향력을 국가를 위해 활용해 달라는 뜻이었다.

 

이 회장은 사활을 걸었다. 2010년 2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단독출장만 11차례 떠나는 등 IOC 위원 110명을 거의 모두 찾아다녔다. 이동거리만 21만㎞. 지구 다섯바퀴에 해당한다. 사위인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겸 제일모직 사장은 아예 해외에 살다시피 하며 유치 활동을 지원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림픽 ‘톱 스폰서’(최우선 후원사)이다 보니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IOC 윤리 규정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이 회장이 나홀로 뛰는 것을 지켜만 봤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7월 7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발표를 듣는 이건희 회장. 삼성 제공

그리고 2011년 7월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을 외쳤을 때, 카메라에 포착된 이 회장의 눈가에선 눈물이 흘렀다. 형이 확정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원포인트 특별사면·복권’을 받은 부담과 압박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되는 장면이었다. 이 회장은 귀국길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고 답했다.

 

다른 한편으로 유명한 게 이 회장의 인재 사랑이다. “21세기는 탁월한 한 명의 천재가 10만∼20만명 직원을 먹여 살리는 인재경영의 시대”라는 말은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2002년 6월 ‘S급 핵심인력 확보·양성 사장단 회의’에서의 “S급 인재는 사장이 직접 뛰어다녀도 찾을까 말까”라며 “업무 절반 이상을 S급, A급 인재를 뽑는 데 할애하라”고 선언한 바 있다. 성별, 학력, 학벌을 따지지 않는다는 철칙도 유명하다.

 

조현일·이우중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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