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최근 정부·여당과 분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화제의 중심에 선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 행렬이 대검찰청 앞에 펼쳐졌다.
2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옆에는 100여개가 넘는 화환이 길게 늘어서 ‘진풍경’을 연출했다.
화환에는 ‘윤석열 총장님 화이팅’, ‘윤 총장님 힘내세요’ 등 윤 총장을 응원하는 문구들이 붙었고,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고 적힌 입간판까지 등장했다.
이같은 화환 행렬은 지난 19일 한 시민이 윤 총장을 응원한다며 대검 앞에 화환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22일을 전후해 급격히 늘었다.
19일은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입장문’을 두고 충돌한 다음 날이다.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 행렬은 국감 도중에도 언급됐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150개 정도 있다고 한다”고 언급하자, 윤 총장은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세어보지는 않았다. 그 분들 뜻을 생각해서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국감 종료 직전 “국민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천천히 생각”
윤 총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기 직전이었던 지난 23일 새벽 1시쯤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퇴임 후 정계 진출 가능성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윤 총장은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상위를 차지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윤 총장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제외시켜 줄 것을 호소해 현재 대권주자 조사 후보에서는 빠져 있다.
그럼에도 차기 ‘야권 대선 주자’로 종종 거론돼온 윤 총장이 이렇듯 ‘국민을 위한 봉사’ 등 표현을 써 가며 발언하자 정치권은 들썩였다.
윤 총장은 이날 “(봉사) 방법에 정치도 포함되느냐”라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질문에 “그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이번 국감을 통해 야권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윤 총장을 향해 여권은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4일 서면 논평에서 “윤 총장은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본래 공직자의 자리란 국민께 봉사하는 자리”라며 “검찰총장의 직분을 다하는 것이 곧 국민을 위한 봉사”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과거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수사를 하다가 권력에 의해 좌천됐다면, 지금은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좌천되고 있다”면서 “무엇을 쫓아왔고, 또 쫓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본다면 모를 리 없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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