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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게 중요해요”

입력 : 2020-10-23 07:00:00 수정 : 2020-10-23 14: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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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SBS 월화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주연 박은빈·김민재
늦깎이 음대생 채송아 연기 박은빈
“연기 경험치 쌓이며 더 성숙해져”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 역의 김민재
“하고 싶은 일인 ‘연기’ 잘하고 싶어”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이 꼭 일치하진 않는다. 청춘이란 그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진로를 정해야 하는, 어쩌면 외로운 시기다.

지난 20일 종영한 SBS 월화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클래식 학도들을 주인공으로 그런 청춘의 고민과 방황,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사랑을 서정적으로 그려 냈다. 주연을 맡은 박은빈(28)과 김민재(24)의 섬세한 연기, 호흡이 빛났다. 20, 2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두 배우를 각각 만났다.

박은빈은 바이올린을 좋아하지만 잘하진 못하는 늦깎이 음대생 채송아로 분했다. 김민재는 송아만큼의 열정은 없지만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 박준영 역할을 소화했다. 두 사람은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이 일치하는 삶을 살고 있을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수준급 바이올린 연주 실력을 선보인 박은빈. SBS 제공

“전 연기란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니 잘하게 된 쪽인 것 같아요. 처음부터 잘한 건 결코 아니었어요. 세월이 그냥 흐르는 건 아니더라고요. 경험치가 쌓이며 성숙해지고 제 삶의 태도가 연기에 상호 보완적으로 영향을 미치다 보니 어렸을 때보다는 잘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박은빈)

“제겐 하고 싶은 게 더 중요해요. 그게 연기라 잘하고 싶습니다. 제가 제일 잘하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아이돌 연습생 시절) 어렸을 때부터 춤추고 노래하다 보니 어쨌든 예체능인 것 같아요.”(김민재)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늦깎이 음대생 채송아로 분해 사랑받은 박은빈. 나무엑터스 제공

그들에게도 여느 청춘처럼 고민의 시간은 있었다.

“제 성격이 연기하기에 적합한지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타고난 성품이 내성적이거든요. 제 적성에 맞는 일이 뭔지 자문자답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 시간을 다행히 넘겼습니다. 배우라는 직업, 저에 대한 믿음이 생겼어요. 지금은 흔들림이 없습니다.”(박은빈)

“청춘은 어지러운 것 같아요. 재밌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힘들기도 하잖아요. 뭔가 해야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만 같은 시기라 어렵지만 잘 지내고 싶습니다.”(김민재)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피아니스트 박준영으로 분해 사랑받은 김민재.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짧은 시간 동안 연주 실력을 갈고닦은 점도 닮아 있었다. 김민재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가장 많이 연습했다”며 “눈 감고도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달 반 정도 준비 기간이 있었어요. 어렸을 때 피아노를 좀 쳐서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이 역할을 못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체르니 30번까지 쳤거든요. 사실 연주보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연기하는 게 어려웠어요. 어떻게 해야 피아니스트처럼 보일지, 적정선을 고민했습니다.”(김민재)

“한 달 레슨을 받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초등학교 때 특별 활동으로 바이올린을 접하고 중학교 때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를 하며 레슨을 받긴 했는데 처음부터 다시 배웠습니다. 촬영이 끝나면 집에서 혼자 연습하며 채워 나갔어요. 연습을 띄엄띄엄 하니 매일 할 때보다 실력이 쑥쑥 향상되더라고요. 바이올린에 대한 열망이 강한 송아로 살다 보니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해요.”(박은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수준급 피아노 연주 실력을 선보인 김민재. SBS 제공

서로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박은빈은 김민재에 대해 “좋은 목소리를 가졌고 연기를 대하는 태도가 성숙하다”며 “리허설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호흡이 잘 맞고 편했다”고 평했다. 김민재는 박은빈에 대해 “외유내강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단단한 사람이고 좋은 선배”라며 “많이 의지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또 올해에 대해 “참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드라마 외에도 각각 ‘스토브리그’, ‘낭만닥터 김사부 2’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박은빈은 “두 드라마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며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김민재도 “올해 제 일을 더 사랑하게 돼 행복하다”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하면서 위로를 받았고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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