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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옵티머스 문건 속 사업, 리츠 만들어 실제 진행

입력 : 2020-10-21 18:05:38 수정 : 2020-10-22 02: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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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핵심인사, 리츠 최대 주주
계획대로 상당 부분 진행 확인
추미애, 문건 내용 ‘허위’에 무게
검찰도 로비 정황 등 수사 안해
일부 사실로 확인… 수사 불가피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쓴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문건’ 속 ‘부산 우암 뉴스테이 사업’이 실제 계획대로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업에 투자하는 리츠(REITs)가 실제 설립됐고 리츠 최대주주 회사 대표는 옵티머스 펀드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유모 스킨앤스킨 총괄고문이 맡았다. 리츠 비상무이사 3명 중 2명도 옵티머스 관련 인물이다. 리츠는 해당 사업을 통해 125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기려 했는데, 이들 예상대로 사업이 진행됐다면 옵티머스는 상당한 액수의 비자금을 손에 쥐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문건이 허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내용 일부가 사실로 확인된 만큼 집중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2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보자산신탁은 2016년 11월 생보우암뉴스테이리츠를 설립했다. 리츠는 투자자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로, 부동산 투자를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해당 리츠는 부산시 남구 우암동 189번지 일원에서 이뤄지는 ‘우암 뉴스테이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암 제1구역 총 2482가구 중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1780가구가 매입 대상이었다.

 

하자치유문건에는 우암 뉴스테이 사업에 대해 ‘인수 완료. 효성이 시공을 진행하는 건으로 현재 평가차익 500억원 이상 발생’이라고 명시돼 있다. 문건에는 고문 중 누군가가 이 사업을 추천한 것으로 돼 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이현재 전 부총리,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옵티머스의 고문으로 활동했었다.

 

리츠 최대주주는 리츠 주식 100%를 가진 탠텀이라는 회사로 이 회사 공동대표 중 한 명이 유 총괄고문이다. 유 총괄고문은 옵티머스 초창기 펀드 투자 때부터 펀드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 유 총괄고문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사진=뉴스1

리츠 비상무이사 3명 중 2명도 옵티머스와 관련이 깊다. 리츠 비상무이사로 임명된 장모(37)씨는 인터호라이즌 대표, 전모(37)씨는 하이컨설팅 대표다. 인터호라이즌은 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투자 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인 동시에 박모 엠지비파트너스 대표 부인 이모씨가 이사로 있는 회사다. 하이컨설팅은 옵티머스 펀드 자금 261억원이 흘러들어간 곳이며 유 총괄고문이 사내이사로 있다.

 

관련 공시에 따르면, 리츠는 당초 이번 투자를 통해 총 1250억원의 평가차익을 챙기려 했다. 178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4490억원에 매입해 5740억원에 되팔 수 있다는 계획에서다. 자금은 주택기금을 통해 655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금융권 차입, 임대보증금 등을 활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계획은 우암1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이 뉴스테이 사업을 포기하고 일반재개발로 방향을 선회, 주택기금으로부터 돈을 지급받지 못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만약 옵티머스 사건이 터지지 않고, 우암 뉴스테이 사업이 추진됐다면 13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평가차익이 유 총괄고문을 거쳐 옵티머스로 흘러들어갔을 수 있다.

 

앞서 추 장관은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대해 “언론에 따르면 문건은 작성자들이 금융감독원 조사 등에 대비한 허위문건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안다”고 선을 그었지만 문건 속 내용들이 실제 추진된 정황이 나타나면서 문건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야당은 해당 문건이 ‘신뢰성 있는 문건’이라며 특별검사(특검)를 통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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