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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재난은 약자에게 더 가혹… 불평등 구조 대책 서둘러달라”

입력 : 2020-10-20 19:06:00 수정 : 2020-10-20 20: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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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국무회의서 개선책 마련 지시
“코로나로 새 불평등 구조 심화
택배 노동자들 근로실태 점검 등
일시 지원 넘어 제도적 보완 필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보호도 강조
남녀고용평등법 등 개정안 의결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재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특별고용노동자 등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문제가 단적인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관련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53회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코로나로 인한 불평등은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의 삶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동시장의 새로운 불평등 구조”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더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대책을 서둘러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감염병이 만드는 사회경제적 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다가온다. 재난은 약자에게 먼저 다가오고 더욱 가혹하기 마련”이라며 “코로나 위기의 대응에서 사회적 약자 보호에 특별히 중점을 두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코로나 위기에 가장 취약한 계층을 적극 보호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위기가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도록 사회안전망 확충 정책을 집중 추진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위기의 시기에 정부지원금에 의한 일시적 현상으로 그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특고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새 형태의 노동자들을 긴급고용지원 대상으로 포함하기 시작했고, 고용보험 적용 확대 등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일시적 지원을 넘어서서 제도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사각지대를 확실히 줄여나가기 위해 열악한 노동자들의 근로실태 점검과 근로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코로나 상황에서도 대면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비정규 여성 노동자들에게도 각별히 신경써주길 바란다”며 “여성노동자 비율이 특별히 높은 간병인, 방과후 교사, 아이돌봄이 등 비정규 노동자들은 코로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며 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 또 “코로나로 인한 돌봄과 교육 불평등 해소도 중요한 과제”라며 “소득격차가 돌봄격차와 교육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고 정교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에 대해 "더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대책을 서둘러주기 바란다"고 밝힌 20일 서울 시내의 한 물류센터에서 택배노동자가 물품을 나르고 있다. 뉴시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마스크 긴급수급조정조치 개정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문 대통령은 남아있는 중요한 국정과제들도 차질 없이 진행돼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각 부처가 긴밀하게 협조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지난 12일엔 한진택배 동대문지사에서 일하던 30대 노동자가 숨졌다. 해당 택배기사는 사망 나흘 전 사측에 “너무 힘들다. (물량을) 안 받으면 안 되겠느냐”는 내용의 문자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과로사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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