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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공무원 피격'…신뢰도 추락한 軍 '자승자박'

입력 : 2020-09-29 16:50:13 수정 : 2020-09-29 21: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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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방부 ‘연유 발라 태우라’ 北지시 확인”
“北용어로 휘발유 같은 연료 뜻해”
“안보장관회의서 유엔연설 문제 제기”
野 주장에 청와대 “사실 아니다” 일축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북한군 총격에 의해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연유(燃油)를 발라서 (시신을) 태우라고 했다’는 것을 국방부가 SI(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북한 용어로 휘발유나 디젤처럼 무엇을 태우는 데 쓰는 연료를 연유라고 하는 모양이다. 국방부가 그냥 판단한 게 아니라 정확하게 들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전통문에서 시신은 불태우지 않고 부유물만 불태웠다고 하니 (민주당이) 그 부분을 빼자는 것”이라며 “북한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그 말을 믿자는 것인데 그게 말이 되겠나”라고 개탄했다.

다만 국민의힘 ‘북한의 우리 국민 살해 만행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팀장인 한기호 의원은 “몸에 연유를 바르려면 사람이 가서 발라야 한다. 코로나 때문에 가서 발랐단 건 말이 안 된다”며 “결국 부유물이나 시신이 같이 있는 상태에서 기름 부어서 불을 붙였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23일 새벽에 열린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유엔연설 문제 제기가 나왔다’라는 야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근거 없는 무책임한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전날 “관계장관회의 참석자 중 한 사람이 종전선언 연설을 유엔에서 강행해도 되느냐고 얘기했다고 들었다”며 “그 의견은 묵살된 채 대통령에게 보고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국방부는 이씨 총격 사망 사건에 대한 첩보 재분석에 착수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군의 월북 의사와 시신 훼손에 대한 기존 판단은 변화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저희들이 따로 그 이후로 다른 말씀을 드린 적은 없었다”고 답했다.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공무원이 지난 22일 북한군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사진은 북한군이 사격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방부는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다양한 첩보를 종합분석한 결과 북측이 사격 이후에 방호복, 방독면 착용 인원이 시신에 접근해 기름을 뿌리고 불태웠다”면서 당시 이씨의 월북 진술을 들은 정황이 식별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25일 북한이 청와대 앞으로 보낸 통지문에서 “이씨가 타고 있던 부유물만 소각했다”고 밝히면서 시신 훼손 여부를 둘러싼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문 부대변인은 “당시(24일) 언론에 발표했던 내용은 여러 가지 다양한 첩보를 종합해서 그때까지 나온 결론을 설명한 것”이라며 “그 이후 (북측 통지문과) 내용상에서 일부 차이가 있었고, 현재 전반적으로 관련된 자료들을 쭉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 내부에서는 정치권을 향한 격앙된 반응도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정치권이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특혜 휴가 문제로 그렇게 골머리를 앓게 만들더니 이제는 있는 사실도 아니라고 하라 한다.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고 해놓고 하는 짓은 영락없는 편가르기”라고 지적했다. 정보계통에 몸담고 있는 군 간부는 “SI 분석과 판단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서 이씨가 월북했으며, 북한군 총격 직후 불태워졌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계속 이 문제를 걸고넘어진다면 천안함 피격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장혜진·박병진·박현준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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