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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마약한 사실 있느냐"…국민연금 "오늘은 창립기념일이라 확인 어렵다"

입력 : 2020-09-18 16:43:18 수정 : 2020-09-18 19: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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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 직원의 일이어서 국민연금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기금운용본부 내에 언론 대응 담당자들이 있지만, 그들의 연락처까지는 모르겠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마약 혐의로 적발된 사실이 알려진 18일 국민연금이 '창립기념일'을 이유로 사태 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아 안일한 대처로 일관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국민연금과 기금운용본부의 운영이 분리돼 있어 "내용을 모른다"는 취지의 답변도 내놔 '무책임한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은 국민연금이 창립 33주년을 맞은 공식 휴무일이다.

 

국민연금은 전날 유튜브 등을 통해 창립 기념식을 열고 "기금적립금 752조 원을 보유한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했다"며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18일 오전부터 '국민 자산 75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대마초를 피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는 보도가 터져나왔다.

 

이 사건에 관한 국민연금 관계자의 말은 더 황당했다.

 

"직원들이 마약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연금 한 관계자는 "오늘은 창립기념일이고 직원들이 대부분 출근하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금운용본부 직원의 일이어서 국민연금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그러면서 "기금운용본부 내에 언론 대응 담당자들이 있지만, 그들의 연락처까지는 모르겠다"면서 다시 한번 두 조직이 다르다는 식의 선을 그었다.

 

하지만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이 기금의 전문적 운용을 위해 설립한 조직으로 국민연금 산하에 있다.

 

이 때문에 산하 조직의 일을 국민연금이 모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마약 투약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금운용본부 직원 4명은 국민연금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직무에서 배제된 이후 지난 9일 해임됐다.

 

조직의 운영이 분리돼 있다면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국민연금의 처분에 따르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국민연금 다른 관계자는 뒤늦게 "당시에는 상황에 대한 입장정리가 필요해서 그랬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내용을 자체적으로 감사하고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며 "해당 직원들은 사건이 불거진 당시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는 해임된 상태다"고 설명했다.

 

전북경찰청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책임 운용역 A씨와 전임 운용역 B씨 등 4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혐의를 시인한 A씨 등은 지난 2∼6월 4명 중 1명의 주거지에서 대마초를 피웠으며 다른 1명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마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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