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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 장례식, 미·중 갈등 새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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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8-10 12:01:17 수정 : 2020-08-10 1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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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중국, 각국 공식 조문단에 침묵 지키지 않을 것”
지난달 30일 별세한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 EPA연합뉴스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장례식이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을 더욱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세계 어느 국가든 리 전 총통 장례식 행사에 공식 조문단을 파견한다면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SCMP는 관측했다. 

 

SCMP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아직 리 전 총통의 장례식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세계 각국 대표단 조문에 양안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향년 79세로 별세한 리 전 총통의 공개 추모관은 수도 타이베이 중심에 있는 정부 소유 영빈관에 세워졌다. 이미 대만에서 대사관 역할을 하는 호주청, 영국청, 마닐라 경제·문화청 대표들이 조문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강한 압박을 무릅쓰고, 리 전 총통 장례식에 어떤 국가가 공식 대표단을 파견할지 주시하고 있다. 대만은 바티칸을 비롯해 15개국으로 수교국이 줄어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공식 조문단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준 퇴펠 드레이어 미국 마이애미대학 정치학 교수는 “미·중 관계가 수교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반대로 미국과 대만과의 관계는 상대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 전 총통 장례식에 조문단을 보내지 않는 것이 매우 충격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 차관보나 사실상 미국의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 재대만협회(AIT) 전 소장 등 중간 관리를 파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대만에 우호적인 미 의회 의원과 은퇴한 관리들도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미·대만 간 관계는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2016년부터 크게 개선됐다. 미국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최소 5건 대만 관련 입법을 승인하고, 최신 무기를 판매하는 등 대대만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일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1979년 단교 후 최고급인 미 인사로 처음 대만을 방문했다.

AIT는 이 전 총통 사망 후 즉시 추모성명을 내고, 이 전 총통을 개혁자, 파트너, 미국의 친구라고 칭하며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총통의 지도 아래 대만은 전격적으로 계엄령을 해제하고, 10여년 만에 완전화 민주화로 이행했다”며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 미·대만 파트너십의 토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총통 장례식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국가들은 중국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대만 독립추구를 반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티모시 리치 웨스턴 켄터키대 정치학 교수는 “이 전 총통의 장례식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국가들은 중국의 반발에 대비해야 한다”며 “중국은 공식 외교관계와 비공식적 외교관계를 모호하게 하는 이런 방문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주 이 전 총리의 장례식에 정부 관계자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모리 요시로 전 총리와 후루야 게이지 자민당 중의원(대만·일본의원 간담회 회장)이 비공식 조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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