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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검사장 “‘검언유착’ 수사는 사법 참사, 책임 누가 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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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8-08 21:29:19 수정 : 2020-08-08 21: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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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광주지검장.

사의를 표명한 문찬석(58·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전날 발표된 검사장 인사의 인사권자이자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 지휘를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문 지검장은 이날 저녁 ‘저는 이제 그만 검사직을 마칩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검찰에도 바른 인재들은 많이 있다”며 “그 많은 인재들을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관해서도 언론으로부터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문 지검장은 이어 “전국시대 조나라가 인재가 없어서 장평전투에서 대패한 것은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인사를 두고 “애초 특정라인, 특정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이라며 “특정 학맥이나 줄이 아닌 묵묵히 전문성을 닦고 상하의 신망을 쌓은 분들이 발탁된 것”이라고 자화자찬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검언유착’과 ‘권언유착’ 의혹이 동시에 제기되는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해서도 ‘치명적인 잘못’을 범했다고 꼬집었다. 문 지검장은 “제가 검사 26년째입니다만, 강요미수죄가 이렇듯 어려운 사건인지 처음 알았다”며 “범죄사실은 단순한데 온 나라를 시끄럽게까지 하면서 수사팀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의혹을 생산해 내는 이런 수사는 처음 봤다”고 평가했다.

 

문 지검장은 “급기야 ‘서초동 댕기열 사건’ 이라는 조롱까지 받는 천박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는 것이 저를 비롯한 동료 검사들의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서초동 댕기열 사건은 수사팀장인 서울중앙지검 전진웅(52·29기) 형사1부장검사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47·27기) 검사장과 난투극을 벌인 사건이다.

 

특히, 정 부장은 이후 압수수색의 여파로 전신근육통을 호소하며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조롱을 받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사진을 가수 신정환씨가 과거 거짓으로 뎅기열에 걸렸다며 입원한 사진과 나란이 두고 “정 부장이 뎅기열로 입원했다”고 폄하하기도 했다.

 

문 지검장은 이 사건을 놓고 “장관께서는 5선 의원과 여당 대표까지 역임하신 비중 있는 정치인이십니다. 이 참사는 누가 책임져야 합니까?”라며 추 장관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그는 “이 사건은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까지 발동된 사건”이라며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냐, 그 증거들이 확보됐다면 한 검사장은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모습. 뉴스1

이어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사법참사”라며 “책임을 지고, 감찰이나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자들이 승진하는 인사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냐”며 반문했다.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이정현(27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으로 부임한다.

 

이밖에도 문 지검장은 “검경수사권 조정업무를 함께하던 김웅이 사직서를 썼을 때 그만두려고 결심했었다”며 “언론에서 호남출신 검사들이 출세하고 중용된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호남출신인 저와 김웅이 눈에 가싯거리가 됐다. 반년전 검사 김웅이 나갔으니 이제 제 차례”라고 썼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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