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군부대 확진에 주민들 불안… 외출제한 땐 지역경제 타격 우려
수도권 일부 문화시설 다시 개장, 본격 휴가철 시작… 방역 우려 커져
정부, 이라크에 군용기 2대 투입… 근로자 297명 24일 오전 귀국
사무실, 요양시설, 교회는 물론 군부대까지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 공공시설 운영이 재개되고,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는 시기여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군부대 집단감염에 포천 비상… 강남구 새로운 집단감염도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기 포천시 주둔 군부대에서는 접촉자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다. 군과 지자체는 확진자들의 동선을 조사하며 감염 경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포천 지역사회는 긴장하고 있다. 지역사회 코로나19 전파는 물론, 이번 사태로 장병 전면 외출·외박 제한 조치가 내려져 지역경제에 영향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동선 조사 결과 증상 발현 수일 전후로 관내 시설을 이용하거나 시민과 접촉한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확진자가 발생한 부대가 있는 지역의 면장과 지휘관 등이 나서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상황을 설명하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단체생활을 하는 군내로 코로나19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입대하는 모든 장정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해왔다. 지난 5월18일부터 최근까지 8주간 입영 장정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한 결과, 전체 검사자 4만6835명 가운데 확진자는 대구 출신 1명이 유일했다. 정부는 9월 2주 차까지 검사기간을 8주 더 연장하고 검사 대상도 훈련병에서 장교·부사관 후보생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서울 강남구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강남구 K빌딩의 부동산 관련 회사 ‘유한 DnC’에서 현재까지 13명(직원 9명, 가족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회사에서는 지난 18일 첫 환자가 나온 뒤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해당 사무실에서 전화상담이 많이 이뤄지면서 위험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경로는 확인 중이다.
강남구의 V빌딩발 확진자도 1명이 추가 확진돼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25명이 됐다. 특히 V빌딩 관련 금천구 36번의 접촉자가 남양주, 파주, 의정부, 고양, 양주 등에서 최소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파주 확진자의 광명 지인이 양성이 나오는 등 3차 감염도 발생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최근 강남구 지역에서 형태적으로 유사한 집단발병 사례들이 여러 건 인지되고 있다”며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노인 주·야간 보호시설인 강서중앙데이케어센터에서는 이용자 3명이 추가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었다.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센터 확진자의 60대 딸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주변 상인 2명도 잇따라 양성이 나왔다. 송파구 사랑교회에서는 지난 20일 지표 환자가 나온 이후 교인 3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엔데버호(877t)에서 선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 감천항에서는 지난달 23일 러시아 국적 냉동화물 운반선 2척에서 19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뒤 한 달 사이 러시아 선박 7척에서 총 4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게 코로나19의 특성”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교회 소모임 금지 해제… 문화시설 운영 재개
방역 강화조치가 내려졌던 시설들은 하나씩 정상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정부는 정규예배 외 모든 교회 소모임과 행사 등을 금지한 교회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를 24일 오후 6시를 기해 해제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부분의 교단과 성도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켜준 덕분에 최근 교회 소모임 등으로 인한 감염 사례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완화 이유를 설명했다.
수도권 공공시설 운영제한 완화에 따라 서울과 경기도 등의 박물관, 미술관 등 일부 문화시설이 이날부터 문을 다시 열었다.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5월29일 휴관 조치가 내려진 지 54일 만이다. 사전예약제 등을 통해 수용인원을 제한한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관리하는 생태탐방원, 체류형 숙박시설, 야영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23일부터 운영을 재개한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이라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297명은 군용기인 공중급유기(KC-330) 2대를 투입해 데려온다. 이들은 23일 출발한 전세기를 타고 24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전원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며, 확진자는 치료를 받고,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8월 7일까지 임시생활시설에서 격리생활을 하게 된다.
이진경 기자, 부산·인천=오성택·강승훈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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