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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원료는 NO”… 제품에 생명존중·친환경 가치 담다 [심층기획]

입력 : 2020-07-25 20:00:00 수정 : 2020-07-25 16: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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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레더 등 품목도 다양화
동물 생명·권리에 관한 인식 개선… 각국, 실험 등 법적 요건도 강화돼
식물 원료 비건미트시장 급성장… 121억弗서 2025년 279억弗 예상
비건미트(대체육류)를 이용해 조리한 다양한 음식들. 지구인컴퍼니 제공

영유아용 매트 전문업체인 크림하우스는 최근 미국에서 동물을 원료로 하지 않는 ‘비건 레더(인조가죽)’ 제품 브랜드 ‘모노매트’를 론칭했다. 기존에도 합성 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비건 레더에 대한 미국 내 인식이 국내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한 전략적 행보였다.

천연가죽은 오래 잘 쓰면 빈티지 느낌도 살릴 수 있고, 내구성과 통기성 등 여러 측면에서 인조가죽보다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술 발달로 이러한 구분은 다소 모호해졌다. 다양한 가죽의 재질과 마모된 느낌 등을 살린 인조가죽이 개발되기도 했고, 폐기 후 분해가 잘되도록 하는 기술도 속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레더의 친환경성 문제는 과거 종이봉지가 ‘친환경적이냐, 비닐봉지가 친환경적이냐’의 문제처럼 여전히 논란이 분분한 측면도 있다. 종이의 경우 단순히 분해가 잘된다는 장점이 분명하지만, 대규모 벌목을 초래하고 가공 과정에서 다양한 유해 화학약품 처리 등이 문제가 됐다.

모노매트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생명 존중과 친환경적 가치에 주목해 비건 레더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국내보다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원료나 완성제품 단계는 물론 제조단계에서도 친환경적인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건 레더처럼 생명 존중 및 친환경성에 주목한 제품으로 비건 미트(대체고기), 비건 코즈메틱(친환경 화장품) 등 ‘비건 제품’이 늘고 있다. 동물의 생명과 권리에 대한 인식이 확산함에 따라 동물 제품 활용 및 실험에 대한 각국의 법적 요건도 점차 까다로워지는 추세다. 특히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그린 뉴딜’이 주목받는 가운데 패션과 뷰티, 식생활 등 다양한 분야의 비건 제품에 대한 평가도 재조명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합성피혁 시장은 연평균 4.4%의 성장을 거치며 2027년 409억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코로나19로 가죽 산업에서는 해외 선적 문제와 주문 취소 등이 잇따랐고, 이를 활용한 자동차나 가구, 신발, 섬유 등의 최종 산업에서도 공장 가동 중단 및 공급·운송 제한 등이 겹치며 전반적인 침체가 불가피했다.

그러나 필수제품으로서 성장세는 꾸준하다. 옷과 가방, 액세서리 등 합성피혁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온 제품은 역시 신발이다. 다양한 트렌드에 맞게 운동화의 디자인과 기능성이 복잡 다변화했다. 또 저렴하면서도 지역이나 운동 목적에 따라 제각각 다른 특징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술적 도전이 뒤따랐다.

폴리우레탄(PU)이나 폴리염화비닐(PVC) 등 합성 플라스틱의 유해성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면서 아예 코르크나 다시마, 파인애플 잎 등 천연재료를 가공한 비건 레더에 대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친환경적인 가치에 주목하는 소비자가 많다 하더라도 결국 관건은 얼마나 가죽의 강점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품질을 높이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미트에 대한 주목도도 급상승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곡물 등 식물을 원료로 한 비건 미트 시장은 지난해 121억달러에서 2025년 279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서구사회에서는 친환경적인 목적 외에도 건강이나 의학적인 이유로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을 이뤘다.

기존에는 ‘맛을 포기하더라도 건강을 위해 먹는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기술 개발이 진행되면서 고기 맛에 근접한 다양한 비건 미트 제품이 선보이며 시장 성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단순히 채식의 의미가 아니라 고기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다양한 영양분을 추가할 수도 있다. 초기에는 일부 곡물 등에 대한 알레르기 문제가 떠오르기도 했으나, 기술 개발을 통해 충분히 해결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 멤피스미트 등 다양한 대기업·스타트업이 이 분야의 유망기업으로 떠올랐다. 고기의 핏빛과 식감까지 구현해내는 등 품질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할리우드 스타들과 유명 투자자들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비욘드미트의 경우 지난해 5월 기업공개(IPO) 직후 주가가 160% 폭등하는 등 ‘초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여기에 카길과 타이슨푸드 등 대형 식량·식품 기업까지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존에 콩고기를 생산하던 업체 외에 ‘지구인컴퍼니’ 등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새로운 차원에서 K푸드의 세계적인 유행을 선도 중이다.

동물을 재료로 한 제품으로부터 탈피한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비건 코즈메틱도 관심사다. 이는 동물성 원료 대신 친환경 성분만을 쓰고, 성분 개발 과정에서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을 뜻한다. 아워글래스나 더바디샵 등 유명 해외브랜드는 물론, 아모레퍼시픽과 이니스프리 등 국내 유명 브랜드들도 이러한 추세에 동참했다. KT CS 등의 업체도 주목할 만하다. 아직은 유통기한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다소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피부에 자극이 없고, 다양한 색조를 표현해내는 등 강점도 분명한 만큼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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