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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19 환자 하루 6만9000명… 사망자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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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11 23:39:59 수정 : 2020-07-11 23: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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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을 개학’ 압박에 교사노조 대면수업 거부
지난 7일(현지시간)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에 입장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시애틀=AP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환자가 10일(현지시간) 6만9000여명으로 또다시 최다 기록을 세웠다. 지난 1일 5만명을 넘어선 이후 10일간 다섯번이나 최고치를 경신한 결과다.

 

코로나19 재확산이 가속화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오프라인 수업을 거부한 대학들의 각종 세금혜택을 박탈하겠다고 경고하고, 최대 발병지가 된 플로리다를 방문해 대선 유세를 이어갔다. 미 언론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위기에 대통령은 재선만 신경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 코로나19 위기 어디까지...일일 신규환자 7만 육박, 사망자도 증가세

 

미 CNN방송은 “코로나19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를 일”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내 신규환자가 6만9000여명에 달한 이날 알래스카·조지아·루이지애나 등 8개 주의 하루 신규 환자도 역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여기다 사망자수도 최근 1주일동안 4000명을 넘어서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플로리다주는 이날 하루동안 1만1433명의 환자와 9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특히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카운티의 양성 판정 비율은 33.5%였다. 검사 받은 3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얘기다.  

 

캘리포니아주의 신규환자는 7798명으로 누적 환자 수는 뉴욕주에 이어 가장 많은 30만4297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약 40%가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에서 발생했다.

 

9765명의 신규 환자가 나온 텍사스주의 전체 환자는 24만111명이고, 사망자는 3013명으로 집계됐다. 텍사스주 보건서비스국은 중환자실이 1000개도 남지 않았다고 우려했고, 애리조나주는 입원 병상이 900여개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조지아주는 애틀랜타의 대형 컨벤션센터인 조지아 월드콩그레스센터를 임시 병원으로 재가동할 계획이다. 애틀랜타는 경제 재개 계획을 1단계로 되돌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318만4722명, 사망자는 13만4097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EPA·연합뉴스

◆‘가을 개학’ 강행하자 교사 노조들 “대면 수업 거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너무나 많은 대학이 급진좌파 이념에 물들었다”면서 재무부에 대학의 면세 지위 재검토를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학에 대한 연방정부의 자금지원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아이들은 이념 주입이 아닌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9월 ‘오프라인 개학’을 밀어붙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강제 추방하겠다면서 대학의 오프라인 개학을 압박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 취소 조치 시행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냈다. 면세 지위 박탈과 자금지원 중단 카드는 이에 대한 더욱 강력한 위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초중고 개학과 관련해서도 “대면수업과 비교하면 온라인수업의 성과는 형편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가을이 되면 학교들은 문을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중·고교 교사 노조들은 대면 수업 거부 방침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 주 정부를 상대로 대면 수업 정상화를 압박하고 있지만, 일선 교사들은 “선생님이 병에 걸리면 아이들도 가르칠 수 없게 된다”고 반발했다.

 

캘리포니아주 최대 교원노조인 ‘캘리포니아 교사협회’는 전날 교육 당국에 서한을 보내 “교사와 아이들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학교 문을 다시 열어선 안 된다”며 100% 온라인 수업을 요구했다. 로스앤젤레스(LA) 교사 노조도 이날 별도의 성명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등교는 안전하지 않다”며 대면 수업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세실리 마이어트 크루즈 LA 교사노조 위원장은 “대부분의 저소득층과 라틴계 가정 아이들은 코로나19에 취약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텍사스주 북부지역의 교사 2만6000명을 대표하는 ‘교육자통합협의회’(UEA) 노조는 “교실, 스쿨버스, 학교 식당에서 아이들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애리조나주는 다음달 17일부터 대면 수업 재개 방침을 세웠지만, 주 전역의 공립학교 이사들은 더그 듀시 주지사 앞으로 연대 서한을 보내 “대면 수업을 10월까지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

 

플로리다주 최대 교원노조인 ‘플로리다교육협회’의 패트릭 잉그램 노조위원장은 “이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라며 “제대로 된 계획 없이 학교문을 열면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3개 교사 노조도 온라인 회의를 열고 카운티 교육 당국에 대면 수업 불가 입장을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뉴스

◆트럼프 재선에만 ‘올인’...파우치 “두 달간 트럼프에 보고한 적 없어”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4개월도 남지 않은 대선에 집중하면서 코로나19 대응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앤서디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환자의 99%가 무해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명백히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약 4000만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했다며 “그만큼 검사를 한 결과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지만 99%는 완전히 무해하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에 대해 “내가 추측하기로는 누군가 일반적 치명률이 약 1%라고 대통령에게 말했고, 대통령은 해석하기를 그렇다면 99%는 문제가 아니라고 한 것 같다”며 “이는 분명히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과 활발히 의사소통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본 게 지난달 2일 백악관에서였고, 최소 2달간 개인적으로 그에게 브리핑한 적 없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감염자의 약 40∼45%가 무증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에어로졸(공기 중에 혼합된 미세한 입자)을 통한 감염도 어느 정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전염과 통제에 대한 사고 방식을 바꿔놓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집중 발병지로 떠오른 플로리다주를 방문하면서도 의료기관 시찰 등의 일정은 잡지 않았다. 대신 마약 단속 브리핑, 히스패닉 인사들과의 만남, 선거자금 모금행사 등을 소화해 재선 운동에만 집중했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CNN방송은 “트럼프는 플로리다의 집중 발병지역을 방문하는 동안 계속 전염병을 무시하고 있다”며 수백만달러 규모의 선거자금 모금행사가 포함된 이번 방문은 미국 재가동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정치자금 모금과 마약밀매 방지 행사를 위한 방문은 4000명 이상의 플로리다 주민이 숨진 바이러스 급증의 그늘에 가려 빛을 잃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성명에서 “트럼프의 플로리다 방문은 사진찍기용 행사와 자신의 실패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 주 뉴포트 비치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코로나19 ‘희생양 코스프레’...참모들 의기소침한 대통령 위해 노력”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익명을 전제로 한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과 가까운 지인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석에서 자신을 코로나19 사태의 피해자로 규정하고 ‘희생양 코스프레’를 하면서 그로 인해 타격을 입은 데 대해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외곽 참모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슬픔을 가누지 못한채 의기소침한 것처럼 보였다면서 ‘내가 일으켜 세운 경제가 바이러스 때문에 무너졌고, 미니애폴리스의 멍청한 경찰이 누군가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는 바람에 모든 이들이 시위하고 있다’는 불만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 인사들은 그가 직면한 위기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접근법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행사를 기획거나 열광하는 지지자들로 가득 찬 소셜미디어 영상을 제작해 대통령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애쓴다고 한다. 아울러 공식 조사보다 더 잘 나온 내부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북돋우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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