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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피해 ‘언택트 여름여행’ 떠나볼까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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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7-12 06:00:00 수정 : 2020-07-12 10: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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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학습장 서산 웅도 가족나들이 제격/연꽃 같은 간월암·아름다운 낙조는 덤/울릉 비경 즐기는 해안누리길 환상적/번성했던 묵호항 역사 묻어나는 논골담길/달동네서 벽화마을 변신 동해의 ‘핫플’

 

웅도 갯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하루 확진자 수가 10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거의 끝나는 듯했던 코로나19는 다시 수도권에서 확산하며 불안감을 키운다. 마스크가 신체의 일부가 된 코로나 시대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는 ‘언택트’다. 모임은 꿈도 꾸기 어렵고 ‘집콕’의 우울증을 털어버리려 여행을 계획하지만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같으면 이미 여름휴가 계획을 완성했겠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작은 여행지를 찾기 쉽지 않다. 한국관광공사와 7개 지역관광공사(RTO)로 구성된 지역관광기관협의회가 그 고민을 덜어줬다.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를 위주로 비교적 한산해 안전한 언택트 여행이 가능한 100곳을 선정했다. 입맛에 맞게 골라 코로나블루를 극복하는 여름휴가를 떠나보자. 언택트 여행지 100곳은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웅도 갯벌

#바다 위를 걷는 충남 서산 웅도

 

굴·낙지·바지락의 고장 서산 웅도와 무학대사가 창건한 간월암은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웅도는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해양자원의 보고’ 가로림만을 끼고 있다. 바닷물이 빠질 때만 길을 내어준다. 웅도는 서산시 대산읍 웅도리에 있는 섬으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곰이 웅크리고 앉은 것처럼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배꼽섬’으로도 불린다. 당산의 제단 주위에는 수백 그루의 아름드리 노송들이 심어져 먼 곳에서 바라보면 마치 섬의 배꼽처럼 보인다. 육지와 연결돼 간조 때에는 걸어서 갈 수 있고 만조 때에는 배를 이용한다. 가로림만은 물이 빠지고 나면 그 진가가 드러난다.

 

웅도어촌체험마을 깡통열차
웅도 갯벌

갯벌은 96.03㎡로 광활하며 다양한 유기물과 갖가지 바다 생물이 살아 숨 쉬는 자연 학습장이다. 바지락, 굴, 홍합 등 어패류와 낙지, 쭈꾸미, 미역 등을 길러내는 서해안 최대의 황금 어장이기도 하다. 웅도 연근해에서는 낙지, 우럭, 남방붕장어, 놀래기, 넙치, 도다리, 꽃게 등이 잡히며 돌김, 굴, 바지락 등이 채취된다. 웅도어촌체험마을에서 웅도의 특산물인 바지락 캐기를 즐길 수 있고 낙지잡이와 망둑어 낚시도 할 수 있다. 웅도를 마주 보는 대로리에 카페서 느긋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고 캠핑장도 마련돼 있다.

 

간월암

 

서산 남쪽 부석면 간월도리에는 작은 암자 간월암이 자리 잡고 있다. 만조 때나 간조 때 모두 아름답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 무학대사가 창건했는데, 무학이 바로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간월암으로 불린다.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육지와 연결됐지만 하루에 두 차례 섬이 되는 신비로움은 여전하다. 특히 만조 때는 암자가 마치 물 위에 뜬 연꽃 같아서 연화대(蓮花臺)로도 불린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이성계에게 보낸 어리굴젓이 궁중의 진상품이 됐다는 얘기가 전해져 굴의 풍년을 기원하는 ‘굴부르기 군왕제’가 매년 정월 보름날 만조 시에 간월도리 어리굴젓 기념탑 앞에서 펼쳐진다. 서해의 아름다운 노을은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울릉 행남해안산책로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북 울릉 해안누리길 행남해안산책로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은 인위적인 보행길이 아닌, 자연 그대로거나 이미 개발된 바닷길 중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우리 해양 문화와 역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을 선별해 ‘대한민국 해안누리길’을 선정해 놓았다. 울릉도의 행남해안산책로도 그중 한 곳이다. 자연친화적 공법으로 개설돼 울릉도의 수려한 원시림과 기암괴석, 동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2.6km의 산책로는 도동항에서 시작해 행남쉼터∼행남등대∼소라계단 ∼촛대바위를 이어지며 1시간 30분∼2시간 가량 소요된다. 도동부두 왼쪽 해안을 따라 개설된 산책로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교량 사이로 펼쳐지는 해안이 절경이다.

 

울릉 행남해안산책로 한국관광공사 제공

산책로 곳곳에는 화산섬 울릉도의 특징을 보여주는 다양한 암석과 지형을 볼 수 있는데, 거대한 절벽에 움푹 파인 해식동굴도 산책로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여행의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해식동굴 안으로 들어서면 바닷물이 철썩거리고 푸른 물이 하얀 포말로 부서진다. 산책로는 거대한 동굴도 관통하는데 높게 솟아 있는 암반이 당당하게 버티고 선 모습이 인상적이다. 절벽 길이 끝나고 산길을 따라 20분 정도 올라가면 행남등대가 우뚝 선 정상이다. 등대 뒤편 저동항의 아름다운 모습과 촛대바위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인생샷을 남기기 좋다. 해안산책로는 행남마을로 이어지는데 마을 어귀에 큰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고 해서 ‘살구남’ 마을로도 불린다. 마을에서 400m 떨어진 행남 등대의 오솔길은 해송 사이로 이어진다. 매년 가을이면 노란 털머위꽃이 군락을 이뤄 장관을 연출한다. 

 

동해 논골담길

#묵호항 옛이야기 담긴 강원 동해 논골담길

 

논골담길은 동해 등대오름길∼논골3길∼논골2길∼논골1길로 이어지는 1.2km가량의 길로 골목 곳곳에 묵호항의 역사가 묻어난다. 오래전부터 이 동네는 ‘논골’로 불렸는데 목호항에 도착한 생선을 옮기느라 길은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할 정도로 매우 질척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명만 남아있지만 덕장길에는 아낙네들이 한때 오징어, 대구, 가오리를 대규모로 말렸다고 한다.

 

동해 논골담길 논골카페 묵호항 풍경

동해 논골담길 논골카페 묵호항 풍경

 

묵호항은 1941년에 개항해 1964년 국제항으로 승격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한때 취객들이 길에 흘린 만원짜리를 개가 물고 다닐 정도로 번성했다. 그러나 1983년 인근 동해항이 국제무역항으로 성장하면서 묵호는 본격적인 쇠퇴기를 맞았다. 집들은 벽에 금이 가고 무너져 내려 달동네로 변해 수십년 동안 폐허처럼 방치됐다. 그러다 2010년 마을 어른들과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골목을 묵호의 이야기를 담은 벽화로 꾸미기 시작해 지금은 동해 여행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동해 논골담길 동해 논골담길
동해 논골담길

논골길에 필수품이던 장화는 바람개비와 어우러지며 골목 담벼락에 걸려 포토존이 됐다. 논골상회 앞에는 말뚝박기 놀이에 한참이 아이들 조형물이 시선을 잡아끌고 논골카페에는 바람을 따라 신비로운 소리를 내는 풍경 소리와 함께 정감 넘치는 묵호항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등대오름길에서 수변공원으로 내려가는 풍차 길에는 만원짜리를 입에 문 개와 똥 누는 아이 조각상, 명태포와 김치전을 팔던 논골주막 풍경들이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다. 지난해 12월 KTX가 동해까지 연결돼 승용차를 놓고 가볍게 떠날 수 있다. 

 

서산·동해=글·사진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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