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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美 전역 시위대에 “그들은 비난이 아니라 존경받아야”

입력 : 2020-06-02 07:29:44 수정 : 2020-06-02 09: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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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기도하는 일부 소수 사람 있어…합리화 안 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관의 과잉 진압 과정에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촉발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들은 비난이 아니라 존경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약탈과 방화 등 일부에서 폭력적인 시위가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는 “폭력을 합리화하거나 참여하지 말자”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1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넷에 올린 ‘이 순간을 진짜 변화를 위한 전환점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글에서 “전국에 걸친 시위의 물결은 경찰의 관행 및 보다 광범위한 미국의 사법 제도 개혁이 수십년간 실패한 데 대한 진실하고 정당한 좌절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번 시위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참석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평화롭고 용감하며 책임감이 있고 고무적이었다. 그들은 비난이 아니라 우리의 존경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다른 한편으로 진실된 분노에서든 아니면 순전한 기회주의에서든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기도하는 일부 소수의 사람이 있다”며 “이들은 순수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시위를 도우려는 이웃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네에 있는 유일한 식료품 가게가 부서진 뒤 눈물로 호소한 한 흑인 여성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폭력을 봐주거나 합리화하거나 가담하지 말자. 우리가 우리의 사법 제도 및 미국 사회가 보다 높은 윤리적 규범에 의해 작동되길 원한다면 스스로 그러한 규범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플로이드의 죽음에 분노한 이들에게 투표를 통해 경찰 및 사법 제도의 개혁 등을 압박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우리가 전진해 나가면서 우리의 정당한 분노를 평화롭고 지속적이며 효과적인 행동으로 승화시켜나갈 수 있다면 이 순간은 우리의 고매한 이상들에 부응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긴 여정에서 진정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인종주의가 우리 사회를 좀먹는 역할을 하는 데 대해 인지하고 그와 관련해 무언가를 하기 원하는 대통령과 의회, 법무부, 연방 사법부를 확실히 갖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및 사법제도 개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출직은 주(州) 및 지역의 관리들이고 제대로 된 이들을 뽑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9일에도 성명을 통해 “2020년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정상이 돼선 안 된다”며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궁극적으로 정의를 실현할 주된 책임은 미네소타주 당국에 있지만 ‘새로운 정상(뉴노멀·New Normal)’을 만들어내는 것은 인종, 신분과 관계없이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시위를 지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지난 30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플로이드를 비롯한 브레오나 테일러, 아흐마우드 알버리, 에릭 가너, 샌드라 블랜드, 마이클 브라운 등 희생한 흑인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여러분 다수와 같이 최근에 벌어진 비극에 고통받고 있고, 절대 멈추지 않을 것 같은 가슴 아픈 상처에 지쳤다”는 글을 올렸다. 그 역시 “인종차별을 뿌리 뽑는 정직하고, 불편한 일을 하는 것은 흑인, 백인 그리고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악수하는 모습. 뉴스1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혼란투성이 재앙”이라고 비판하며 이번 대선 국면에 등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이번 미 대선은 ‘오바마 대 트럼프’ 대결 구도로 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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