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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와’… “소고기 먹자”… ‘魚라’… “생선 안 먹네”

입력 : 2020-05-27 19:46:07 수정 : 2020-05-27 19: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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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發 업계 ‘희비’ / 육류 소비 늘며 축산업계 활기 / 한우 지육 평균 도매가 최고치 / 수산업계, 학교 급식 납품 차질 / 물량 적체 심각… 판로 모색 총력

등교 개학과 재난지원금 지급 여파로 그간 ‘코로나 불황’에 빠졌던 유통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불황 해소 정도가 업계에 따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비되는 것은 축산업계와 수산업계다. 재난지원금 배부 이후 육류 소비가 늘며 호황을 맞은 축산업계와 소비 증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수산업계의 상황은 온탕과 냉탕에 비유할 만하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정책으로 인해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 난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한 정육점에서 한우를 고르고 있다. 남정탁 기자

◆축산업계는 ‘깜짝 호황’

“6인석은 예약이 다 찼고요. 4인석만 가능하십니다.”

27일 점심 무렵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한우 전문 음식점의 직원은 밀려드는 예약 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직원이 보여준 예약 명부에는 다음날 저녁 예약석의 절반가량이 차 있는 상태였다. 이 직원은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코로나19) 전만큼 회복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인근의 한우 정육점 식당에도 활기가 돌았다. 이 식당 사장 A씨는 “지난주부터 최근 매출이 20~30% 이상 올랐다”며 “아직 회식은 꺼리는 분위기여서인지 식당에서 먹기보다 고기만 사가지고 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시중에 풀리면서 소고기 소비가 크게 늘어 축산업계는 깜짝 호황을 맞이했다. 소고기 도매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진기록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한우 지육(내장·뼈 등을 뺀 소고기)의 평균 도매가격은 1㎏당 2만1304원을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 비해 20.1%, 한 달 전과 비교해도 7.9% 오른 것이다. 축산물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략 4월 말 이후 소비 심리가 회복될 조짐이 나타났다”면서 “재난지원금이 풀리기 시작한 이달 중순부터는 소비 회복이 본격화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업계 여전히 ‘먹구름’

활기를 되찾은 축산업계와 달리 수산업계는 아직 불황을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재난지원금 효과로 이전에 비해 소비 증진 효과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수산업 유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 급식 납품 등이 재개될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판매 부스에서 직원이 차 안의 고객에게 모둠회를 건네고 있다. 수협중앙회 제공

지난 20일 고등학교 3학년 등교 개학에 이어 이날 고등 2학년, 중등 3학년, 초등 1~2학년의 등교 개학이 시작됐지만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으로 급식을 제공하지 않거나 간편식을 제공하는 학교가 많다. 이 때문에 생선이 많이 출하되는 겨울에 수산물 매입과 가공을 마친 수산업체들은 주요 납품처를 잃어 줄도산 위기에 처하게 된다.

생산량 대비 일반 소비도 축산업계만큼 빠른 속도로 늘지 않아 적체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도 문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지난 22일 발표한 수산물 동향에 따르면 출하가능 양성물량은 평년 대비 28%나 많은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부진으로 출하량은 줄어 양성물량 적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표에 따르면 송어는 작년 동기간 대비 27%, 우럭은 14%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해수부 관계자는 “대량 소비자 중 하나인 학교 급식 납품이 어려워진 상황과 관련해서도 수협중앙회 주도로 남는 물량을 공공기관, 회사 등 다른 급식처에 할인해 파는 ‘수산물 급식 챌린지’ 등을 진행하는 등 적체 해소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이종민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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