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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는 계속되어야”… 열정으로 무대 꽉 채운다

입력 : 2020-04-06 02:00:00 수정 : 2020-04-06 13: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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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기다리는 뮤지컬 세 작품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Show must go on)’는 출연 동물 탈출 등 사고 잦았던 옛 서커스에서 생겨난 공연계의 철칙이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라도 무대를 지키기 위한 예술인의 노력은 지금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공연계 블록버스터였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드라큘라’마저 바이러스 공격을 극복 못 하고 공연을 중단한 상황이지만 좋은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겠다는 공연계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  유쾌한 힐링 코미디 ‘차미’…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라’ 메시지 전해

 

소심한 취업준비생 차미호는 여러 꿈을 꾸지만 아직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일 뿐이다. 그래서 온라인상에선 현실에서 벗어난 상상 속의 나를 꾸며내고 있는데 어느 날 바로 그 모습 그대로인 차미가 나타난다.

 

뮤지컬 ‘차미’는 이처럼 ‘내가 완벽한 존재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상상을 확장한 작품이다. 경쟁세계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며 추월하려 애쓰는 현대인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2016년 실험작으로 세상에 나와 4년에 걸친 제작 과정을 거친 초연 작품이다. 2016년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플랫폼: 작곡가와 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개발된 후 이듬해 시범 공연을 통해 무대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지난해 두 번째 시범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따뜻하고 유쾌한 힐링 코미디를 표방한다. 창작진은 조민형 작가 겸 작사가, 최슬기 작곡가에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키다리 아저씨’, ‘오만과 편견’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감각적이고 섬세한 연출로 인정받고 있는 박소영 연출과 주소연 음악감독이 가세했다.

 

주인공 차미호에는 유주혜, 함연지, 이아진, 차미호의 또 다른 자아 차미 역으로는 이봄소리, 정우연, 이가은이 출연한다. 소셜미디어는 어색해하지만 솔직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디지털 시대 속 아날로그형 인간인 김고대 역에는 최성원, 안지환, 황순종이, 자타공인 완벽한 남성인 오진혁 역에는 문성일, 서경수, 강영석이 등장한다.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14일부터 7월 5일까지.

#  11일 개막 ‘미드나잇:액터뮤지션’ 배우들, 악기 연주는 물론 연기·노래·춤 소화

 

아제르바이잔의 국보급 작가 엘친 아판디예프가 쓴 희곡 ‘시티즌 오브 헬’은 옛 소련 시절 권력의 가혹한 통제와 감시 하에 처한 인간 내면의 나약함과 악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미드나잇’은 2017년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초연됐는데 올해는 같은 줄거리를 가진 두 가지 버전이 선보이게 됐다. 지난 2월 시작한 국내 초연판 ‘미드나잇:앤틀러스’는 5월 3일까지 공연되고, 영국 오리지널판인 ‘미드나잇:액터뮤지션’이 11일 개막한다.

 

매일 밤 사람들이 어딘가로 끌려가 사라지는 공포 시대에 사랑과 믿음으로 어려운 시절을 견뎌내는 한 부부에게 12월 31일 자정 직전 불길한 손님이 찾아와 문을 두드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불청객은 두 사람의 치욕스러운 비밀을 하나씩 밝히며 부부를 두려움과 경멸에 떨게 한다. 감당하기 힘든 진실에 괴로워하는 부부에게 불청객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최후의 선택을 강요한다.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배우를 뜻하는 ‘액터뮤지션’답게 배우들이 기타, 플롯,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는 물론 연기, 노래, 춤까지 소화한다. 긴장과 유머 사이를 넘나드는 블랙 코미디적 요소와 탱고, 스윙재즈 등을 활용한 음악이 특징이다. 무대는 프레임으로 구분되는 미니멀한 구성에 독창적 조명을 더해 보다 연극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 속에서 주인공들과 액터뮤지션들이 춤, 노래 그리고 연주까지 활발하게 움직여 배우들의 파워풀한 에너지로 공간을 채우는 효과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11일부터 6월 28일까지.

#  여성 4인조 록 뮤지컬 ‘리지’ 파워풀하면서도 섬세한 노래로 극 이끌어가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일어난 ‘리지 보든 사건’은 당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살인 사건이다. 보든 가문의 둘째 딸 리지가 친부와 계모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돼 세상 관심 속에 재판을 받았으나 무혐의로 풀려난다. 모든 정황은 리지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결정적 물증이 나타나지 않았다. 보든 가문을 둘러싼 복잡한 인간관계는 뜨거운 가십거리였다. 이후 100여년간 많은 책, 연극, 드라마, 영화 등이 이 사건을 다뤘는데 지난 2일 개막한 ‘리지’는 이를 여성 4인조 록 뮤지컬로 다시 무대에 세웠다. 1990년 4곡의 실험극으로 시작된 후 20여년 동안 다듬어져 2009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파워풀함과 섬세함을 넘나들며 노래로 극을 이끌어가는 4인의 여성 캐릭터 보컬 앙상블이 특징이다. 이번 무대에는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재판장에 서는 리지 보든 역에 유리아와 나하나, 분노 속에 깊은 슬픔을 숨기고 있는 리지의 언니 엠마 보든 역에 김려원과 홍서영, 보든가의 이웃으로 리지와 서로 의지하며 은밀한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 앨리스 러셀에 최수진과 제이민, 보든 가에 대한 가정부이자 집안에 감도는 불행을 예고하는 브리짓 설리번에 이영미와 최현선이 출연한다. 과학고·카이스트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로 경로를 바꾼 후 연극 ‘모범생들’, ‘창문 넘어 도망친 백세노인’ 등 맡은 작품마다 호평받아온 김태형이 연출을 맡는다. 서울 드림아트센터에서 6월 21일까지.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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