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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안팎서 떠돌기만 하는 나 자신을 찾는 길잡이는 어디에…

입력 : 2020-04-01 02:00:00 수정 : 2020-03-31 20: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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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미 시인 그림소설 ‘불청객’ 출간

작가는 묻는다. (우리가) 너무 많이 떠도는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 내 안에서, 혹은 네 안에서. 그리고 삶과 삶 밖에서.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떠돌게 하는 것인가. 욕심인가, 욕망인가.

작가는 답을 찾아 나선다. 진정한 내게로 돌아가는 길은 어디인가. 무한히 평안하고, 무한히 살가운 그곳으로. 허황하지도, 허하지도 않으면서 한없이 반가운 삶 속으로 곧게 난 길. 귀로를 찾아가는 글을 쓰고 싶었다고 털어놓는다.

작가는 노래 부른다. 혼몽한 세월을 안개처럼 떠도는 수많은 혼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노래를. 또 내 안을, 집 밖을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노래를.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너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한 마음의 소리를.

김형미 시인이 쓴 그림소설 ‘불청객’(푸른사상)은 삶의 안팎에서 떠돌기만 하는 나, 너, 우리가 진정한 자신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한다. 시종일관 어느 구절에서건 작가만의 독특한 글맛이 진득하게 묻어난다.

‘나는 너무 많이 떠돌았다.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 듯 내 안을, 집 밖을 나가 떠돌아 있던 나는 다시 나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빈집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그’라는 불청객을 만난다. 내보내려 했지만 나가지 않는 불청객. ‘나’는 그와 함께 오랜 시간을 ‘●’ 속에 있게 된다. ●는 진정한 나에게로 가는 길이자,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근본 그 자체이다. ‘그’와 ● 속에 함께 있으면서 ‘나’는 ‘나’의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 내면의 수많은 나들, 혹은 너들, 악마의 자식도 맞닥뜨린다. … 나는 새로운 세계로 나가기 위해 ● 밖으로 나가고자 마음을 먹는다. ●에서 나간다는 것은 닮았지만 조금씩은 다른, 나이기도 하고 그이기도 하며, 악마의 자식이기도 한 또 다른 나를 마주한다는 것이다. 비로소 나는 나에게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듣자 그의 정체를 깨닫는다.’

진정한 나를 끊임없이 찾는, 그런 삶을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쓰여졌다. ‘나에게 돌아가기’를 준비하는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어느 날인가, 우주를 깨우는 우렁찬 닭 울음소리를 듣게 될 것만 같다.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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