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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위반 외국인들 '무개념 활보'… 법무부 "엄정 대처"

입력 : 2020-03-30 06:00:00 수정 : 2020-03-29 22: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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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전부터 증상… 마스크도 안써 / 서울·용인 등 닷새간 도심 활보 / 지역사회도 강경 대응 목소리 확산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유럽발 항공편 입국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수원시에 사는 30대 영국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마스크를 쓰지 않고 4개 도시를 돌며 23명을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을 방문한 뒤 지난 20일 입국한 이 남성은 해외 체류 당시부터 기침 등 증상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시는 입국 뒤 2주간의 자가격리 지침을 어긴 이 남성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기로 했다.

29일 수원시에 따르면 영국인 남성 A씨는 지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용인까지 이동했다. 이어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수원 영통구 자택(오피스텔)으로 돌아왔다. 이튿날에도 지인의 차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고 이후 지하철로 수원역을 거쳐 자택 인근 청명역까지 이동했다. A씨는 22일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수원반달공원을 방문해 3시간가량 머물렀다. 몸에 이상 증상을 느낀 23일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영통구보건소를 방문해 검체 채취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검사 이후에도 자전거를 타고 다른 지역을 방문했다. 심지어 확진 판정 직전인 24일 오전에는 지인들과 어울려 동네 스크린골프장에서 운동을 즐겼다. A씨는 당일 오후 경기의료원 성남병원으로 이송됐다.

입국자들은 이쪽으로…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유럽발 입국자들이 방역당국 관계자들로부터 국내 거주지로의 이동 방법에 대한 안내를 받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1일 0시를 기해 지역·국적과 상관없이 국내에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의무적 격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뉴시스

방역 당국은 A씨가 입국 직후 단 한 차례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방문한 도시는 서울과 수원, 용인, 과천 4곳에 이른다. 아직 접촉자 가운데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으나 다중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등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한 외국인 입국자들의 ‘무개념’ 도심 활보는 부산에서도 이어졌다. 부산시에 따르면 28일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독일인 유학생 B씨는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학교와 식당, 주점, 해변 등을 돌아다녔다. 지난 13일 입국한 B씨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며 부산대 건물과 인근 식당에 장시간 머물거나 해운대 해변을 찾았다. 또 야외농구장과 지하철역, 커피숍을 방문했다. 부산대 인근 주점에선 새벽까지 술을 마시기도 했다.

이처럼 외국인 입국자들의 거침없는 활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사회에선 강경 대응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들의 코로나19 불감증이 2, 3차 감염의 원인이 될 것이란 우려 탓이다.

수원에선 영국인 A씨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외국인이라고 봐주지 말라”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거대한 방죽도 개미구멍 하나에 무너질 수 있다”며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한 만큼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코로나19 유증상으로 입국한 후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한 채 외부 활동을 한 외국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제11조와 제46조를 토대로 A씨에 대한 강제추방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법무부는 “검역 당국의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한 외국인에 대해 엄정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원=오상도, 김청윤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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